푸르밀 사태를 계기로 전북도와 지역정치권의 선제적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민선 8기 전북도정과 14개 기초자치단체, 국회의원들의 공통 목표가 대기업 유치를 통한 전북발전인데 반해 정작 ‘집토끼’를 지키는 노력은 부족했다는 지적 때문이다.
13일 전북도와 도내 낙농업계에 따르면 전북에는 푸르밀 외에도 대기업 수준의 유가공업체들이 대거 입주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창에는 매일유업 상하공장이 있다. 매일유업 상하공장은 국내 최대 규모의 유기농 유제품 생산공장으로 국내 최대 치즈 전문공장을 표방해 국산 원유 100% 자연치즈도 생산하고 있다.
무주에는 프랑스의 다국적 식음료 기업인 다논과 국내 식품기업 풀무원이 함께 만든 풀무원다논 공장이 소재해 있다. 풀무원다논 무주공장에선 세계 판매 1위(2020 닐슨 데이터 기준) 요거트 ‘액티비아’가 주력으로 생산되고 있다.
정읍에는 종합식품기업인 동원F&B 공장이 있다. 이곳에선 덴마크의 유가공 선진 기술을 전수받은 100% 국산 브랜드인 덴마크우유 등 각종 유제품 브랜드들이 생산되고 있다.
이번에 사업중단이라는 큰 고비를 넘긴 푸르밀은 임실공장에서 우유와 가나 쵸코우유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중견기업 이상의 기업들이 전북에서 대규모 사업을 벌이고 있음에도 관심이 적었고, 기업과 지역이 상생하는 모습은 보기 어려웠다는 평가다.
정치권 역시 푸르밀 사태를 계기로 목소리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남원·임실·순창)은 지난 7일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에게 대책을 촉구했다. 안호영 의원(완주·무주·진안·장수)은 “도내 낙농 기업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북도 차원의 체계적인 기업관리 대책도 요구된다. 최근 해외에선 유통기한이 긴 유제품의 판로확대가 이뤄지는 만큼 이를 지원하거나, 행정당국 차원에서 유제품 소비를 촉진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도내 낙농업계 관계자는 “전북을 보면 우리가 갖고 있는 강점을 극대화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고, 먼 산만 쳐다보고 있다”면서 “정치인들이 표가 되는 사업만 쫓다 보니 정작 주변의 상황을 살피는데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