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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종량제 봉투에 버리셨습니까?

[통큰기획-우리동네 탄소중립·(上)] 기후위기에도 자원회수 제자리
아직도 버리지 못한 습관

기록적인 폭우가 매년 쏟아지고, 매해 때 이른 더위가 찾아온다. 변덕스러운 날씨를 설명하는 수식어조차 진부하게 느껴질만큼 지구의 기후는 그 무엇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기후변화의 복판에 선 인류는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을 멈출 유일한 대안으로 '탄소중립'을 말한다.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다른 국가들처럼 한국도 오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실질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어야 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사회 모든 부문에서 신속하고 광범위하면서도 전례 없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 그 안에서도 경기도라는 지역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은 시대적 과제로 주어졌다. 우리는 기존 삶의 양식을 기후변화의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바꿔가고 있을까. 나와 이웃, 우리동네와 마을의 탄소중립을 이야기 해 본다. → 편집자 주·관련기사 3면

 

 

2050년까지 'CO2 제로화' 달성
신속한 사회 변화 필요하지만
취재팀이 열어본 '종량제 봉투'
음식물·플라스틱 용기 등 가득

'족발, 막국수, 햄버거, 김밥, 식빵, 햄…'.


위에 열거한 음식물을 먹다 남겼을 때 사람들은 보통 음식물쓰레기 전용봉투에 담아 처리한다. 이견이 없을 법한 상식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이런 음식물쓰레기를 한데 모아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린다. 안타깝게도 우리 주위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경인일보 취재팀은 지난 11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일대를 돌며 주택가 등지에 버려진 종량제 봉투 5개를 무작위로 수거해 직접 열어봤다. 취재팀은 개인이 일상에서 탄소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가장 무난한 방법이 쓰레기 배출을 줄이거나, 불가피하게 발생한 쓰레기를 제대로 분리배출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각각의 종량제 봉투에는 기본적으로 플라스틱, 비닐, 캔 등 재활용품이 높은 비율로 섞여 있었다.

무엇보다 배달용기 등에 그대로 담겨 버려진 음식물이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일반쓰레기와 함께 발견됐다. 특히 아예 손도 대지 않은 음식물과 내용물이 아직 남아 사용 가능한 목욕용품 등도 더러 있었다. 이날 열어본 종량제 봉투에선 쓰레기를 감축하려는 의지나 분리배출을 위한 노력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취재팀은 보다 정확한 생활쓰레기 배출 현황을 파악하고자 수원시의 '샘플링(표본검사)' 활동에도 동행했다.

시는 지역에서 발생하는 생활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정책의 하나로, 종량제 봉투를 직접 열어 내용물을 확인하는 이른바 '공동주택 샘플링' 작업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일정 비율 이상 재활용품 등이 섞인 종량제 봉투가 발견되면 해당 지역 쓰레기 수거가 정지되는 등의 페널티가 부과된다.

 

수원시, 지역수거 정지 페널티
"분리수거 올바른 동참 필요"

같은 날 취재팀은 수원시 장안구청과 조원2동 직원들과 함께 한 아파트단지 주민들이 버린 종량제 봉투의 내용물을 점검했다. 앞선 사례보다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으나, 이날 개봉한 종량제 봉투 안에서도 전자기기 전선 등을 포함해 각종 플라스틱과 비닐 등이 쏟아져 나왔다.

올해 2월부터 조원2동에서 샘플링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최현인 주무관은 "음식물이나 건강보조식품이 담긴 통을 그냥 버리는 사례도 있었다. 문제의 봉투가 발견되면, 해당 쓰레기를 버린 아파트 동에 내용물 사진을 찍어 붙이는 등의 조치를 한다"면서 "쉽게 바뀌긴 어렵지만, 나아지고 있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분이 올바른 분리수거에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배재흥·수습 김산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