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리와 전세가격 상승으로 전세 물량이 줄며 대전지역 기금 대출금액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동산 시장이 급랭하며 정부 대출을 통한 거래가 대폭 하락했다는 얘기다. 부동산시장에서 이 같은 전세대출 제도가 가파른 집값 상승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내집마련을 위한 담보대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대전지역 기금대출실적(매매·전세 포함)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기금대출실적은 2019년 8799건-5907억원에서 이듬해인 2020년 6955건-4820억원으로 건수와 금액 모두 각각 약 21%, 18% 줄었다. 이어 지난해 대출건수도 6642건으로 줄었으며, 금액만 5335억원으로 소폭 늘어난 상태다. 이는 주택도시기금 개인상품의 실적으로 모두 종합한 수치로, 중기청 대출·청년전용 버팀목전세자금 등 상품의 이용실적이 줄어든 것을 반영한다.
부동산업계는 집값이 상승해 조건에 맞는 전세 매물을 구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월세 비중도 늘며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대전 한 공인중개사 "전세 시장에서 원룸 매물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되며, 이 가운데 청년들이 선호하는 원룸은 전세보다 대부분 월세로 거래되는 게 현실"이라며 "비교적 전세 매물이 많은 투룸·쓰리룸으로 보면 전세대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1-4월 대전에서 임대차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46%로, 지난해 같은 기간(39%)보다 월세 계약 건수가 늘었다. 작년 1년간 전체 월세 비중(41%)보다도 높다. 또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5월 기준 대전 아파트 평균 전세 가격은 2억7829만 원으로, 2017년 4월 대전 아파트 평균 매매값(2억2400만 원)보다 5429만 원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팔라지며 사실상 전세 대출 제도가 무용지물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서용원 공인중개사협회 대전지부장은 "금리 인상과 함께 전세 가격이 오르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전세 거래가 줄었다"며 "무분별한 전세대출로 인해 전세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만큼 내 집 마련을 위한 담보대출을 지원해 주거 안정을 돕는 정책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write0728@daej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