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제강점기 당시 충무공 이순신 묘소 보존과 현충사 중건을 위해 모였던 민족성금 편지가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됐다.
문화재청은 30일 충남 아산 현충사 중건 90주년을 맞아 '이충무공 묘소 보존과 현충사 중건 민족성금 및 자료'를 30일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이 기록물은 1931-1932년 민족운동 성격의 모금 관련 자료다. 1931년 5월 충남 아산 충무공 이순신 묘소와 위토(位土)가 경매로 팔리게 된다. 이 때 국내외 민족 성금을 받았고, 1932년 3월까지 약 1년 동안 1만 6000원을 모금했다. 국내·외 2만 여명과 400여 단체가 동참했다.
편지에는 여러 사연이 담겼다. 서소선·박순이는 밥 짓는 쌀을 한 홉씩 모아 판돈(50전)을 보냈다. 평양 기독병원 간호부 40명 등은 점심 한 끼를 굶고 모은 돈(11원)을 전했다. 일본, 미주, 멕시코 지역 한인·유학생 등 기부자들의 사연도 나온다.
관련 자료 중 하나는 동일(東一)은행 채무액(2372원)의 변제 사실이다. 1868년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훼철된 현충사 중건 결의, 기공 후 이듬해인 1932년 6월 5일 낙성식 개최 등도 나온다. 지출 내역 전반에 대한 내용도 파악할 수 있다. 이 유물은 충무공 고택 내 창고(목함)에서 보관되어 오다가 2012년 발견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일제강점기 전 민족을 결집한 성금 모금에서 현충사 중건에 이르기까지 민족운동 전반을 파악할 자료로써 역사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등록 사유를 밝혔다.
이태민 기자 e_taem@daej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