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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광주 대학들 내년도 입학정원 역대 최대규모 감축

5곳서만 400명…‘생존 고육책’ 신입생 감축 계획안 교육부 제출
교육부 충원율 기준 지방대에 불리…벼랑끝 내몰고 불·탈법 조장

 

 

광주지역 대학들이 2023학년도 신입생을 역대 최대 규모로 감축한다.

교육부의 정원 감축 계획에 따른 조치이자 학령인구(學齡人口) 감소로 심화하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25일 광주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광주지역 대학들이 2023학년도 신입생 모집정원 감축계획을 교육부에 제출했다. 교육부는 이를 토대로 오는 31일 신입생 정원 규모를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감축 계획을 보면 A대학은 147명에 달하는 모집 정원을 줄인다. B대학는 60명, C대학은 94명, D·E대학은 각각 30명을 감축한다. 이들 대학만도 400여명에 달한다.

이들 대학은 최근 3~4년새 150명~300여명에 이르는 신입생 정원을 줄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들은 2024, 2025학년도에도 전학년도 감축 규모와 비슷한 수준의 신입생 감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교육부의 부당한 정원 감축방식이 지역대학을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는 데 있다.

교육부는 감축 대상 학교와 감축비율 결정시, 기계적으로 신입생 충원율과 재학생 충원율 등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인구와 학생의 수도권 쏠림현상이 가중돼 지역대학의 신입생 충원율이 현저히 낮아지고 있는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 대학의 한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는 국가적인 문제임에도 그 피해는 지방대만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교육부의 현행 대학 평가방식이 유지되면 지역 대학이 고사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입학정원 감축시, 수도권 대학과 비수도권 지방대학의 입학정원 감축을 동일한 비율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지역의 불균형 현상이 대학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면서 “정부의 재정지원 규모만 보더라도 수도권 대학이 지방대학보다 배 이상 지원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학가의 전언에 따르면 교육부의 불합리한 신입생 충원율 기준 등은 사실상 불·탈법을 조장하고 있다.

한 대학은 특정 학과에 학생들이 다수 몰리자 불합격 대상 학생들을 정원이 미달한 다른 학과로 지원토록 유도했다. 학생들을 입학시키기 위해 전과를 약속하기도 한다. 우선 입학한 뒤 1~2년을 마치면 원하는 학과로 옮겨주는 조건이다. 교직원이 나서 입학시킨 학생들이 장기결석하거나 자퇴해 골머리를 앓는 대학도 있다고 전해진다. 이런 변칙을 써도 정부차원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결국 지역 대학이 고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 대학의 붕괴는 학생 유출을 가속화하고 교직원의 실업을 야기하는데 그치지 않고, 해당 지역의 경제와 생활체계를 무너뜨려 종국에는 지역소멸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정부 차원의 전향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박남기 전 광주교대 총장은 “지역 대학을 시장의 논리에 맡기면 살아남을 대학이 없을 것”이라며 “정부가 국가차원에서 지역 균형발전을 염두에 두고 중·장기 계획을 세워 지역대학 신입생 유치 지원은 물론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자체도 지역미래와 직결되는 인재양성을 맡고 있는 대학문제를 중앙정부에만 맡길 게 아니라 보다 더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지원책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영기 기자 penfoot@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