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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경인 WIDE] 20년째 오지않은 '인동선'

'동탄인덕원선 사업' 왜 계속 늦어지나
20년째 오지 않는 '동인선'… 사업비만 1조 가까이 늘어

 

 

2003년 제안된 '인덕원 동탄 복선전철'은 수도권 서남부 지역민의 숙원사업이다. 지나간 세월만큼 신수원선, 인동선, 동인선, 동탄선, 인덕원동탄선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가 지난 2021년 국토교통부 역명심의위원회에서 '동탄인덕원선'으로 공식 명칭이 정해졌다. 명칭은 정해졌지만, 세월이 주는 익숙함으로 지금도 지역에선 각자 부르기 편한 이름으로 불린다.

추가 정차 요구 등 각종 민원이 더해지면서 미뤄지던 사업은 2018년 기본계획 고시가 확정되면서 일단락되는 듯 했다. 이후 국가철도공단은 총연장 37.1㎞ 구간을 12개 공구로 나눠서 1·9공구는 설계·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턴키 방식으로 선착공하고, 나머지 공구는 추후 진행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총연장 37.1㎞… 1·9 공구만 先착공
3조6천억 추산… 정부 적정성 고심

 


그러나 최근 동탄인덕원선을 두고 또다른 움직임이 관측되면서 사업이 재차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먼저 지나치게 오른 총사업비가 발목을 잡고 있다. 알려진 동탄인덕원선 총사업비는 2조8천329억원인데, 현 시점 총사업비가 3조6천억원에 달할 걸로 업계는 추산 중이다. 이에 기재부는 타당성재조사·적정성재검토 등을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총사업비 외에도 선착공한 1·9공구도 교통·안전 등 문제가 불거지면서 착공 9개월이 지난 현재 공정률 3.7%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정치권에서도 신설역을 공약으로 들고 나서면서 묘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주민안전 우선!" 9공구에 빗발치는 민원… 멈춰 선 1공구

112정거장과 환기구 2곳 등을 건설하는 9공구는 전체 공기(60개월) 중 9개월이 넘어선 현재 공정률 3.7%를 기록 중이다. 용인의 13번 환기구는 공사하고 있지만, 수원 내 12번 환기구와 112정거장은 현재 공사 자체가 멈췄다. 공사 현장 인근 주민들이 '안전' 문제를 외치면서다.

112정거장 인근 주민들은 진출입로·환기구를 문제 삼는다. 해당 아파트 관계자는 "역사 위치를 도로 정중앙이 아닌 아파트 쪽으로 설계한 게 문제"라며 "비용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추정되는데, 건너편 토지를 두고 완충녹지를 줄여가면서까지 아파트 쪽에 환기구를 설치하려는 건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출구가 아파트 정문 쪽에 더 가까워지면 심각한 교통혼잡이 우려돼 경희대 학생들이 이용하는 버스정류장 쪽에 진출입로를 추가로 설치해달라고 요구했다"며 "협의 하에 공사가 진행된다는 얘기도 있는데, 주민들은 협의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관련 시공사 측은 2020년 11월부터 주민설명회를 7차례 가량 이어가고 있다. 시공사 관계자는 "수익자부담원칙에 따라 추가 비용인 약 120억원과 부지매입 등은 수원시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 시가 응하면 들어줄수 있다"며 역사 위치에 대해선 "사람이 들어가서 작업하는 KT통신망이 위치한 곳이라 인근에서 작업하면 붕괴 위험이 있다는 회신을 받아 어쩔 수 없이 역사 위치를 조정한 것"이라고 했다.

12번 환기구에서도 인근 주민들이 지난해 11월부터 "1~2m 남짓한 좁은 도로에 60개월 간 오가는 덤프트럭으로 통학로가 위험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시공사 측은 "위치 이전은 설계상 불가능해 교통안전대책으로 안전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8억원을 들여 데크 우회로를 만들고, 교통안전도우미나 CCTV 등 안전 시설도 확충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렇다 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표류 중이다.

월판선 8공구와 함께 진행되는 1공구도 멈춤 상태다. 주요 공사현장인 인덕원사거리 굴착 문제를 두고 협의에 난항을 겪으면서다. 과천대로와 안양판교로가 만나는 인덕원 사거리는 안양시 내에서 가장 많은 교통량을 기록하는 도로 중 하나다. 1공구 공사를 하게 되면 주변 통제가 불가피해 교통대책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 계획에 제시된 우회로 대책이 도시계획사업부지를 포함하면서 문제가 됐다. 협의에 난항을 겪자 교통대책이 묘연해졌고, 도로관리심의회에서도 보완결정을 내린 것이다. 안양시 관계자는 "시공사 협의가 끝나고, 우회도로가 정상적으로 마련되면 자문회의를 거쳐 도로관리심의에도 상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재등장한 '영통입구사거리역'

선거기간 재등장한 영통입구사거리역도 변수다.

2015년 등장한 영통입구사거리역은 동탄인덕원선 흥덕역과 영통역 사이 3.5㎞ 구간 중간에 신설역을 설치한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타당성 조사에서 B/C(경제성분석)값이 0.59가 나오는 등 경제성 기준인 1에도 못 미치는 걸로 나타나면서 불발됐다.

사라지는 듯 했던 영통입구사거리역은 정치권에서 '12번 환기구' 대안으로 들면서 다시 등장했다. 양철민 경기도의원은 "12번 수직환기구로 5년간 발파나 토사 반출 등으로 인근 주민들이 큰 피해를 보게 된다"며 "수직환기구는 영통입구사거리역을 신설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실체화되면 전체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수원시가 추가 비용을 전액 부담한다고 해도 타당성조사, 예산심의 등 일정을 고려하면 1~2년은 훌쩍 지난다. 실제 동탄인덕원선에 추가된 4개역도 예산 문제로 약 4년간 씨름한 바 있다. 늘어날 총사업비는 또 다른 부담이다.

양 의원은 "미금역처럼 나중에 역을 추가하는 방식을 택하면 많은 지연없이 충분히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며 "영통입구사거리역은 지역 정치인으로 한 번도 포기한 적 없는 만큼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이재준 수원시장 후보와 면밀히 준비해 추진할 예정"고 말했다.

▲속 타 들어가는 비대위… 전 구간 착공 촉구 탄원서까지

지난 3월 수원시, 안양시, 의왕시, 용인시, 화성시 등 동탄인덕원선이 지나는 5개 시 주민들은 동탄~인덕원선 복선전철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했다. 사업이 장기 표류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조속한 착공을 촉구하기 위함이다.

이들은 지난 21일 5천365명의 서명이 담긴 '동탄인덕원선 전 구간 착공 촉구 서명부'를 국토부와 국민권익위에 제출했다. 탄원서에서 이들은 "제 공정에 맞춰 사업이 진행되지 않아 불거진 문제"라며 "20년을 기다린 5개시 교통 오지 지역을 관통하며 생활의 편리함 나아가 균형발전에 기여할 노선을 더이상 지연시키지 말고 정상 개통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관련기사 3면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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