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등록문화재 제168호 대전 철도보급창고(옛 철도청대전지역사무소 보급창고 제3호)가 통째로 옮기는 형태의 이축 방식으로 최종 결정되면서 이전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내에서 단 한차례도 시도되지 않았던 '모듈트레일러 방식'으로 이전이 추진되면서 향후 이전 작업에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여진다.
19일 대전시에 따르면 최근 '철도보급창고 이전 관련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 결과 '모듈 트레일러'를 통한 이축(移築) 방식으로 철도보급창고를 이전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앞서 시는 문화재청 자문에 따라 원형 보존을 위해 해체가 아닌 문화재를 지면과 분리해 이동시키는 이축 또는 분리 이축 방식 등을 기본 방향으로 설정한 채 용역을 추진해왔다.
시는 철도보급창고 이전계획 용역 결과 '모듈트레일러 방식'을 이전 방식으로 최종 결정했다. 이 방식은 약 10m 길이의 특수 트레일러 차량을 연결시켜 건물을 수평으로 7m 가량 리프팅시켜 올려놓은 뒤 옮기는 것이다. 철도보급창고의 이전 대상지는 내년 12월 완공 예정인 신안2 역사공원(동구 신안동 232-4번지 일원)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이축 방식을 통해 경기도 하남시 구산성당, 전북 익산 근대역사관(구 삼산의원, 분리 이축) 등을 이전했지만 '모듈트레일러 방식'은 대전이 첫 도입, 시도하는 방식이다. 국내 첫 이축 사례인 구산성당은 지난 2017년 '드잡이 레일이동 공법'을 통해 원형 그대로 200여m 떨어진 망월동으로 옮겨졌다. 철근 파이프 레일 위에 구산성당을 올려 하루 12m 정도씩 이동하는 과정을 거쳤다.
또한, 분리 이축 사례인 익산 구 삼산의원은 '절단 공법' 등 원부재를 최대한 재사용해 근대문화유산의 원형을 보존했다.
그런데, 철도보급창고가 지난해 4월 강풍으로 일부 지붕이 탈락되면서 보수가 필요한 상황에서 앞으로 용역업체 선정 등 이전 작업에 적지 않은 난관도 예고되고 있다.
대전시 한 관계자는 "용역 과정에서 구조 안전평가나 시뮬레이션을 해 본 결과 부분 해체 없이 온전히 옮겨서 가는 방식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모듈트레일러를 통한 이축 방식은 문화재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고 앞서 구산성당에 적용된 공법보다 훨씬 진화된 형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특수한 기술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수행 가능한 업체가 많지는 않지만 현재 3-4곳 정도는 가능할 것으로 보여 업체 선정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며 "이축 업체가 일부 보수와 구조보강까지 마친 이후에 옮기는 방식으로 추진된다"고 말했다.
특히 시는 올 상반기 중 철도보급창고 이전을 위한 용역업체를 선정한 뒤 하반기 중 본격 이전을 추진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철도보급창고가 위치한 동구 소제동 일원은 대전역세권 재정비촉진사업의 일환으로 동광장길 조성사업이 추진 중인데, 현재 철도보급창고를 비롯한 지장물 등 이전 문제로 지난해 12월부터 중단된 상태였지만 이전 작업이 본격화될 경우 재정비촉진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전망된다.
대전시 건설관리본부 관계자는 "동광장길 조성사업은 현재 보상 등 모든 절차를 마치고 지장물 이전만 남아있다. 문화재 이전이 끝나는 시점에 따라서 공사를 재개하려고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jinny@daejonilbo.com 진나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