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강릉 10.3℃
  • 맑음서울 13.8℃
  • 맑음인천 12.5℃
  • 맑음원주 14.3℃
  • 맑음수원 11.8℃
  • 맑음청주 15.5℃
  • 맑음대전 13.3℃
  • 맑음포항 11.3℃
  • 맑음대구 11.4℃
  • 맑음전주 14.1℃
  • 맑음울산 9.1℃
  • 맑음창원 11.4℃
  • 맑음광주 14.5℃
  • 맑음부산 11.5℃
  • 맑음순천 10.0℃
  • 맑음홍성(예) 12.6℃
  • 구름많음제주 15.0℃
  • 맑음김해시 11.3℃
  • 맑음구미 11.1℃
기상청 제공
메뉴

(대전일보) 文-尹충돌 전방위 격화...정권 이양기 당·정·청 집단 반발

尹 "장관 기자회견 쳐다볼 생각 없는데" 文 "회동은 덕담 나누는 자리"
'檢개혁 뇌관' 법무부 보고 신구 권력 '대리전'...정권 이양작업 차질 현실화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간 충돌 전선이 새 한국은행 총재 후보 지명 인사 문제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윤 당선인 사법개혁 구상 반대 등으로 확산하면서 진영 갈등이 악화일로다. '윤 당선인의 작심 발언'에 이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법무부 업무보고 거부'라는 유례 없는 특단의 조치까지 꺼내든 것이다. 청와대가 이끌고 정부와 여당이 뒤를 받쳐주면서 정권 이양기에 집단 반발하는 모양새를 이어가자 더는 내버려둘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정부 출범 전부터 전임 정부에 주도권을 빼앗기게 되면 앞으로 맞이할 여소야대 국면을 헤쳐나가기 더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고조되면서 정면돌파를 택한 셈이다.

 

윤 당선인은 2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의 인사권 행사 관련 질문에 "원칙적으로 차기 정부와 다년간 있을 사람을 (현 정권) 마지막에 인사 조치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직격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내정에 반대하는 입장인가'란 물음에는 부동산 계약을 예시로 들며 작심한 듯 비판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집을 사면, 당선인이라고 하는 것은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대금은 다 지불한 상태 아닌가"라며 "등기 명의 이전하고 명도만 남아 있는데, 곧 들어가 살아야 하는 데 아무리 법률적 권한이, 소유권이 매도인에게 있더라도 우리가 그걸 살 사람의 입장을 존중해서, 본인(현 주인) 사는데 필요한 조치는 하지만 집을 이렇게 고치는 건 잘 안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박 장관이 법무부 장관의 검찰 수사지휘권 폐지라는 공약을 공개적으로 반대한 데 대해서도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장관 기자회견 쳐다볼 생각이 없는데, 뭐라고 했냐고 말문을 연 윤 당선인은 대략적인 설명을 들은 뒤 "이 정부가 5년 동안 해놓고 그게 안 됐다는 자평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날 법무부의 업무보고 유예 발표는 윤 당선인에게 보고가 이뤄진 직후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 측은 전날 공약에 찬성하는 대검찰청과 업무보고를 별도로 받겠다고 밝힌 뒤로도 법무부가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자 '대노'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장관이 반대한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나 검찰 독자 예산권 부여 등은 윤 당선인의 사법개혁 공약 핵심이다.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과 회동이 제대로 진전되지 않는 것은 윤 당선인 측에서 '조건'을 내걸기 때문이라는 문제인식을 드러낸 듯한 점도 감정의 골을 깊게하는 형국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참모들에게 "답답해서 한 말씀 드린다"며 "회담을 하는 것이 아니다. 두 사람이 만나 인사를 하고 덕담을 하고, 혹시 참고될 만한 말을 주고받는 데 무슨 협상이 필요한가"라며 이번 만남의 성격을 '덕담을 하는 자리'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은)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말고 당선인께서 직접 판단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윤 당선인 측 장제원 비서실장의 회동 조율이 쳇바퀴를 도는 것은 윤 당선인 측근들의 영향이 있다는 뜻으로, 결국 '윤핵관' 문제를 우회적으로 겨냥한 발언으로 볼 수 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정부 인수인계가 원활치 않고, 더구나 코로나19와 경제위기 대응이 긴요한 때에, 두 분의 만남을 '덕담 나누는 자리' 정도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고 날을 세웠다.

 

이처럼 정권 이양기에 평행선 논쟁이 지속되면서 극하게 대립하는 감사원 감사위원에 대한 인사마저 강행될 경우 신·구 권력의 충돌은 출구를 찾기 어려운 파국을 향해 치달을 것이라는 우려도 커진다.

 

 

qortmd22@daejonilbo.com  백승목기자

많이 본 기사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