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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新 팔도명물]어머니의 그리움 우러난 구수한 맛 ‘좋아요'

양구 시래기

 

 

풍부한 영양소 비롯 혈압·당뇨에 좋아 웰빙 식재료 인기
진공 포장·즉석요리 제품 등 개발로 다양한 수요층 겨냥
올해 250개 농가 900톤 생산…135억원 농가 소득 예상

 

 

된장과 고추장, 시래기를 버무려 끓인 구수한 맛의 시래기국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고, 추억의 맛이다. 농촌지역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더욱 그리운 음식일 게다.

여기에다 돼지 등뼈와 감자를 넣어 끓인 시래기감자탕은 예나 지금이나 보양식으로 으뜸이다.

이제는 건강식을 찾는 도시민에게도 웰빙 먹거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래기는 무청을 말린 것으로, 주로 국이나 나물 등으로 만들어 먹는다. 풍부한 영양소로 인한 효능이 많기 때문에 겨울철 보양 재료로 꼽힌다.

시래기라는 이름은 ‘쓰레기'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김장을 끝내고 남은 무청을 이용해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추 잎 말린 것을 ‘우거지'라고 부르면서 시래기는 자연히 무청을 말린 것을 의미한다.

시래기가 웰빙 식품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자연스럽게 양구군 해안면 펀치볼이 전국 최고의 품질로 인정받으며 시래기 주 생산지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펀치볼 시래기는 겨울철을 대표하는 웰빙 식재료로 인기만점이다. 매년 10월 중순경부터 본격적으로 생산되고 있는 펀치볼 시래기는 싱싱한 푸른 무청을 새끼 등으로 엮어 겨우내 말린 것이다.

양구군은 2007년부터 시래기를 지역의 대표 농·특산물로 육성하기 시작했다. 2010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 향토 명품화 사업으로 선정되면서 명품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양구의 대표적인 농·특산물인 시래기가 ‘양구시래기'라는 명칭으로 2020년 2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승인하는 지리적 표시제에 등록했다. 시래기 품목에서는 양구군이 전국 최초로 지리적 표시 등록을 획득한 셈이다.

양구에서 생산되는 모든 시래기는 ‘양구시래기'라는 국가에서 인증한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양구시래기의 지리적 표시 등록 명칭은 한글로 ‘양구시래기', 영문으로는 ‘Yanggu Siraegi(Dried Radish Green)'이다. ‘양구시래기'로 지리적 표시 등록이 완료됨에 따라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시래기가 양구시래기로 둔갑해 판매되는 사례를 예방할 수 있고, 국내시장과 해외시장에서도 국가가 인증한 브랜드 상품으로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처럼 펀치볼 시래기가 유명한 것은 생산지인 해안면 지역이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해발 500m 이상의 고산분지 지형으로, 밤낮의 일교차가 크고 바람이 불면 분지 안에서 맴돌아 시래기를 말리는데 매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펀치볼 시래기는 다른 지역보다 맛과 향이 좋고 식감이 부드럽다고 정평이 나 있다. 또 시래기는 비타민 B·C와 미네랄, 철분, 칼슘, 식이섬유 등이 풍부하고, 혈압과 당뇨, 비만 등에 좋다고 알려져 이맘때면 건강을 주제로 한 TV 프로그램에서 자주 방송하는 등 겨울철 웰빙 먹거리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시래기의 대표적인 효능으로는 빈혈과 변비 예방 등이 꼽힌다. 또한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항암작용을 돕는다고 알려져 있다.

양구군은 시래기를 재료로 다양한 음식을 개발, 시래기 수요를 확대하기 위해 식품업체들과 협력, 시래기순대, 시래기불고기, 시래기만두, 시래기막걸리 등을 속속 개발해왔다. 이어 노년층 위주의 수요층을 확대하기 위해 집에서 된장을 넣어 바로 끓여 먹을 수 있도록 삶은 시래기를 진공 포장한 제품, 시래기 된장국 즉석요리 제품 등을 개발해 수요층을 다변화하고 있다.

매년 10월 하순이면 시래기를 국민 건강 먹거리로 정착시키기 위해 ‘DMZ펀치볼 시래기축제'가 열린다. 축제에서는 트랙터 마차타기와 농·특산물 최저가 경매, 무껍질 길게 깎기, 황금돼지를 잡아라, 토끼몰이, 감자 들고 천하장사 힘자랑, 무를 이용한 탑 쌓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시래기 보급과 대중화에 나서고 있다.

상설행사로는 해안지역에서 생산하는 농·특산물 전시판매, 시래기국밥, 시래기찐빵, 시래기산채, 부침개, 해안에서 자란 흑돼지, 흑염소 구이를 맛보는 특산물 먹거리 장터 등 다양한 시식회를 열고 있다.

하지만 2019년부터 3년간 접경지역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코로나로 축제가 열리지 못하고 있어 아쉬움으로 남고 있다.

무엇보다 양구군은 맛집 만들기 솔루션 품평회를 통해 삼겹살 시래기밥, 시래기메기찜, 깻잎 페이스트, 양념·소스류 등 10여 종의 새로운 메뉴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어 SNS와 인터넷을 활용하는 홍보 등 업소별 맞춤형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하순부터 밭에서 수확해 덕장에서 두 달 가까이 건조된 펀치볼시래기는 올 1월부터 본격적인 출하를 시작했다.

건조된 시래기는 500g과 1㎏ 상자 단위로 양구명품관과 대형마트, 홈쇼핑, 인터넷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현재 명품관에서는 1㎏ 1상자에 1만8,000원에 판매된다.

250개 농가가 470여㏊에서 900톤의 시래기를 생산, 135억원의 농가소득이 예상된다.

양구 펀치볼지역에서는 매년 240~270개 농가가 시래기 생산을 통해 150억원 안팎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양구=정래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