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의 최대 승부처는 부산이다.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모두 부산을 찾아 집중유세를 펼치는 이유다. 양강 후보 모두 ‘스윙스테이트’(경합지) 부산 표심을 이번 대선 승리의 열쇠로 판단, 첫날부터 부산에 화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유력 대선후보들이 선거운동 첫날 부산에서 나란히 유세활동을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대선에서 부산을 포함한 부울경 지역이 갖는 정치적 입지를 고려하면 두 후보 모두 22일의 짧은 선거운동 기간에도 최소 서너 번은 부산을 찾아 지역 표심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전망이다.

15일부터 22일간 공식 선거운동

‘빅2’ 승부처 부산서 기선 잡기

이, 부전역서 첫 유세 후 서울행

윤, 서울 대전 대구 찍고 부산행

안철수·심상정, TK·호남 찾아

이번 선거에는 부산에 정치적 기반을 둔 후보가 등판하지 않아 표심의 혼전 양상은 더 짙은 상황이다. 후보들이 노력한 만큼 얻을 수 있는 ‘기회의 땅’이다. 양강 후보가 이날 경부선을 축으로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며 유세 대결을 벌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후보는 부산에서 서울로 향하는 상행선을 탄다. 선거운동 시작 시각인 이날 0시 영도구 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에서 수출 운항 선박 근무자를 격려하며 22일간 대장정에 들어간다. 수출을 통한 경제 회복을 강조하는 동시에 안전한 근로환경 필요성을 부각하는 것이다. 선대위는 “대한민국 경제의 항해사로 가장 적합한 후보, 위기의 파도를 넘어 제대로 극복할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지”라며 “부산항에서 물류가 도착해 경부선을 타고 올라가듯 경제 도약의 의미를 일정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이 후보는 부산에 대한 높은 정책적 관심을 보였다. 올해 새해 첫날 부산신항을 찾았고, 전국을 순회한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첫 목적지로도 부산을 택했다. 15일 첫 유세 장소는 부울경 메가시티 핵심인 부전역이다. 이후 대구 동성로 유세를 하고 대전 으능정이 거리에 들른 뒤 오후 7시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마무리 유세를 한다.

부산에 대한 공을 들이기는 윤 후보와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선대위 개편이나 당내 갈등 치유 등 정치적으로 중요한 국면마다 부산을 방문했던 것이다. 보수 정당의 정치적 중심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곳이 부산이기 때문이다.

15일 윤 후보는 서울에서 부산으로 출발하는 하행선에 몸을 싣는다. 서울 청계광장에서 이준석 대표와 첫 유세를 펼치고, KTX를 타고 대전과 대구를 거쳐 부산으로 향한다. 청계광장에서는 통합과 화합, 공정과 상식을 기반으로 한 정권 교체의 당위성을 강조한다. 이 후보와 반대로 대전과 대구를 찾은 뒤 마지막 종착지로 부산을 선택했다.

부산에서는 서면 쥬디스태화 백화점 신관 앞 유세를 통해 2030부산엑스포 유치, 가덕도 신공항 건설 등 지역 숙원 사업 해결을 거듭 약속한다. 윤 후보 측은 이날 일정을 21세기판 실크로드인 ‘아시안 하이웨이’라고 이름 붙였다. 부산에서 자동차로 출발해 중국과 러시아를 거쳐 동남아 유럽까지 뻗어갈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는 의미다.

윤 후보는 첫날 경부선을 훑은 뒤 16일에는 호남과 충청, 강원 등 동서를 관통한다. 17일에는 경기 안성, 용인, 성남 등 수도권 표밭을 다질 예정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15일 오전 대구에서 출근길 인사에 나선 뒤 경북 김천, 구미, 안동 등지에서 선거운동을 펼친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전북 등 호남에서 선거운동 첫날을 보낸다. 공식 선거운동기간은 다음 달 8일까지 22일간 이어진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