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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여기 서면 인생샷]한 발 한 발 내딛자, 민족의 비극이 고스란히

양구 DMZ펀치볼둘레길

 

 

한국전쟁의 상흔 그대로 간직한 첫 국가숲길
4개 코스 73㎞ 구간…곳곳에 지뢰지역 접근금지 표시
산양 뛰어놀고 해안 분지 수려함에 마음은 무장해제


우리 민족의 비극을 고스란히 간직한 유일한 길이 있다. 양구군 해안면 DMZ펀치볼둘레길은 한국전쟁의 상흔을 그대로 간직한 한반도 이색지대다. 산봉우리로 둘러싸인 펀치볼 해안분지의 이색적인 전경은 탐방객들의 탄성과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펀치볼은 한국전쟁 최대 격전지다. 한국전쟁 당시 남북이 이곳을 차지하기 위해 엄청난 희생을 감수한 곳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곳곳에는 지뢰지역 접근금지 표시가 있다. 펀치볼은 전쟁에 참전했던 외국인 종군기자가 해안분지의 아름다운 풍경과 형상이 화채그릇(Punch Bowl)처럼 생겼다고 명명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펀치볼은 실제 해안(亥安)분지다. 북쪽으로 1026고지(모택동고지), 924고지(김일성고지), 서쪽으로 가칠봉고지(1,242m), 대우산고지(1,178m), 남쪽의 도솔산(1,304m), 918고지, 동쪽의 달산령, 908고지 등 1,000m 이상 산봉우리들이 원형으로 에워싸고 있다. 펀치볼둘레길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산림청이 전쟁의 흔적을 통해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을 경험하면서 잘 보존된 DMZ 숲 생태계의 청정함과 역사적인 사건을 돌아보기 위해 4개 구간으로 조성했다. DMZ펀치볼둘레길은 분지라는 지형특성과 생태적 환경, 전쟁의 상흔을 간직한 첫 국가숲길로 지정됐다. 현재는 평화의 숲길, 오유밭길, 만대벌판길, 먼멧재길 등 4개 코스 73㎞ 구간이다.

하루 300명의 예약탐방제로 운영한다. 4개 구간 모두 펀치볼 중간쯤에 있는 안내센터에서 방사선형으로 출발한다. 평화의 숲길=군사분계선의 상징물인 벙커와 교통호, 월북방지판, 철책 등을 접하며 평화의 소중함을 알 수 있다. 안내센터에서 출발해 와우산전망대~자작나무숲~사과나무농장~대형벙커~잣나무숲길을 거쳐 정안사까지 14㎞에 이른다. 약 5시간 소요 예상.

오유밭길=천연기념보호구역이자 산림유전자원보호림 내의 다양한 식생과 천연기념물 제217호 산양 등 야생동물의 흔적을 탐방하고 해안분지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볼 수 있다. 동막동~오유저수지~야생화공원~소나무쉼터~DMZ자생식물원을 거쳐 선사유적지까지 총 21.2㎞로 7시간 소요된다.

먼멧재길=자작나무숲을 지나 DMZ 특색인 지뢰밭길을 통과해 대암산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금강산, 무산, 운봉, 스탈린고지 등 지금은 갈 수 없는 북녘 산하와 남쪽의 설악산, 점봉산, 향로봉 등 산봉우리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자작나무숲~지뢰지대~임시통제초소~아리랑고개~군헬기장~먼멧재봉~전차방어선을 거쳐 만대벌판까지 총 16.2㎞에 6시간가량 걸린다.

만대벌판길=성황당을 지키는 졸참나무 보호수와 만나고 대암산 자락의 능선과 계곡을 오르내리면서 소나무 조림지 아래로 펼쳐진 만대평야의 탁 트인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만대마을~DMZ자생식물원~성황당~만대저수지~강송조림지를 거쳐 먼멧재숲길까지 21.9㎞에 7시간이 소요된다.

양구=정래석기자 / 편집=이왕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