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에서 수확한 친환경 대파를 서울 소비자에 팔 때 생산자는 소비자 가격의 53.9%만 가져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 대파를 100g당 380원에 팔 때 생산자는 205원 가량을 가져가는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받은 ‘2020년 친환경농산물 유통실태조사 최종보고서’에 담겼다.
지난해 농식품부는 친환경 대파와 상추, 호박, 애호박, 무, 감귤, 배 7가지 품목에 대한 출하지역별 유통비용을 조사했다.
예를 들어 무안에서 재배한 친환경 대파 100g을 서울 생활협동조합 판매장에서 380원에 팔 때, 생산자는 소비자 가격의 53.9%에 해당하는 205원을 가져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46.1%(175원)는 유통 마진인 셈이다.
유통 단계별로 보면 유통 마진 46.1%는 ▲출하단계 16.8% ▲도매단계 5.5% ▲소매단계 23.8%로 나뉘었다. 소매 때 가장 많은 유통 마진이 발생하는 것이다.
같은 친환경 대파 품목이 백화점에서 판매될 때는 유통 마진이 72.3%에 달했다. 경기 여주에서 난 친환경 대파 100g은 서울 백화점에서 4206원에 팔리는데, 생산자는 이의 27.7%에 불과한 1166원을 가져갔다. 전체 유통 마진 72.3% 가운데 47.5%는 소매단계에서 발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 유통업체의 친환경 농산물 유통마진은 평균 74.3%에 달한다.
최 의원은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에서 판매되는 친환경 농산물의 유통마진이 친환경 전문점이나 학교급식 등 다른 유통채널과 비교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친환경 전문판매점은 57.5%, 학교급식은 40.5%로 대형유통업체의 유통마진이 타 유통채널과 비교해 최대 33.8%포인트나 많았다.
친환경 상추가 친환경 전문점을 통해 유통되면 생산자 수취액은 150g에 1402원, 소비자 가격은 3055원이었다.
대형 유통업체를 통해 판매될 경우 생산자 수취가격은 1455원으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소비자 가격은 6125원으로 배나 차이가 났다.
친환경 감귤도 친환경 전문점을 거칠 경우 생산자 가격 ㎏당 2100원, 소비자 가격은 5716원인데 반해 대형 유통업체에서 판매되면 생산자 가격 2300원, 소비자 가격 1만272원에 달했다.
감귤 소비자 가격의 도소매 유통마진 7900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879원이 대형 유통업체의 주머니로 들어간다고 최 의원은 밝혔다.
이 같은 과도한 유통마진은 소비자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친환경 농산물 가격 경쟁력을 약화해 소비자로부터 외면받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온라인 유통업체의 경우 판매 가격 기준 유통마진은 ▲쿠팡 로켓프레시 약 35%(물류센터 이용 수수료 4.95%) ▲마켓걸리 약 30%(물류 수수료 0원) ▲오아시스 약 30% 등으로 나타났다
최 의원은 “농산물 유통 문제는 농가소득과 직결된 문제로 유통마진이 소비자가격의 약 78%까지 차지하는 비정상적인 구조”라며 “농식품부가 지자체, 농협 등과 연계해 직거래를 활성화하는 등 농가소득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유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