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갈 수 없는데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평소 매출이 낮았던 경기도 관광지 숙박업소들이 막바지 휴가철을 틈타 '바가지 요금'을 받고 있어 관광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19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2년째 기승을 부리면서 해외 여행이 차단돼 국내 여행으로 눈을 돌리는 관광객이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국민여행조사를 보면, 가장 최근 통계인 지난 1분기 기준, 2월의 국내여행 지출액이 1조9천7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4천650억원 대비 5천억원가량이 뛰었다. 

해외여행 제한에 국내 관광지 몰려
업소 '극성수기 설정' 요금 세분화

지난 3월(1조8천160억원)과 지난해 3월(1조710억원)을 비교해도 오름세는 확연하다. 국내 여행이 증가하는 흐름은 막바지 여름 휴가철 국내 여행지의 비싼 물가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관광지 숙박업소는 대부분 7월 말~8월 초의 전통적인 휴가철을 '성수기'로 정해 가장 비싼 요금을 책정하고, 성수기를 전후한 나머지 7월과 8월을 '준성수기'로 운영한다. 성수기엔 대체로 준성수기 대비 1.5배가량 높은 요금이 책정되는데, 코로나19 2년 차를 맞아 국내여행이 활황을 이루면서 성수기 구분법이 세분화됐다.

기존 성수기를 '극성수기'로 하고, 극성수기를 전후한 2주를 '성수기'로 분류하는 식이다. 그다음 단계인 '준성수기'는 9월 초까지 연장됐다. 여름철 관광객이 많이 찾는 양평·가평의 숙박업소들은 '극성수기'가 지났음에도 현재 지난 6월 대비 많게는 2배가량의 요금을 지불해야 이용이 가능한 상태다.

기간 지나서도 '2배 숙박료' 여전
'풀빌라' 선호… 가평 등 수십만원

지난 6월 주말 이용 기준 1박에 31만원에 예약이 가능했던 가평의 A업소는 '성수기' 적용을 받는 현재 61만원으로 주말요금이 책정됐다. 양평의 B업소는 7·8월 제외 45만원이었던 요금이 8월엔 75만원으로 치솟는다.

A·B업소는 모두 최근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풀빌라'라는 공통점이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해수욕장 출입이 제한되면서 풀(pool)이 있는 숙박업소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며 덩달아 요금도 오른 것이다.

일반 풀빌라보다 더 높은 요금을 매기는 '키즈풀빌라'도 있다. 아이들이 놀 수 있는 키즈놀이터와 물놀이 시설을 갖춘 양평 C숙박업소는 9월엔 주말 기준 53만원에 1박을 예약할 수 있지만 현재는 89만원을 내야 예약이 가능하다.

C숙박업소는 "코로나19 위험으로 아이들이 워터파크를 가지 못하기 때문에 키즈 물놀이 시설을 추가했다. 추가 설치비용만큼이 반영된 요금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