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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거창 창포원 "초여름 꽃춤에 반했네"

경남 제1호 지방정원에 등록, 활짝 핀 수국, 화려한 자태 속 나리속
제철 핀 연꽃까지 6월의 축제, 만개 준비 수련 꽃 잔치 '점입가경'

하루가 멀다 하고 비가 내린다. 이른 장마 같은 날씨에 여행 행선지를 고르기도 쉽지 않다. SNS에서 발견한 놀라운 사진 한 장. 수줍은 것 같으면서도 화려하게 피어오른 아름다운 연꽃이다. 장소는 1월에 경남 제1호 지방정원으로 등록했고 5월에 개장했다는 거창 창포원. 6~7월은 연꽃과 수련, 수국의 계절이라고 했다. 당장 그곳으로 달려가 본다.

 

 

■수국원과 나리원

 

창포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자마자 부슬부슬 내리던 비는 딱 그친다. 흐린 구름 사이로 반가운 해가 머리를 내민다. 약간 습해서 불편하지만 천천히 걸어 다니는 데에는 아무런 불편이 없다.

열대식물원 왼쪽으로 돌아 수국원으로 걸어간다. 푸른색과 하얀색 꽃이 산책객과 함께 길을 걸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제철을 맞아 아름답게 활짝 피어난 수국이다.

 

 

맞은편 나리원에는 나리속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안내판에 따르면 나리속은 백합의 순우리말이다. 입구쪽에 피어난 노란색 나리속과 안쪽에 자리를 잡은 빨간 나리속이 묘한 대비를 이룬다. 둘다 아주 자극적이고 매혹적인 분위기를 잔뜩 풍긴다.

 

나리원 근처에서는 작고 푸른 풀들이 맑은 공기를 잔뜩 머금고 있다. 안내판을 보니 국화원이다. 가을이면 이곳은 온통 노랗고 하얀 국화로 뒤덮여 환상의 축제가 펼쳐질 모양이다. 국화의 계절에 다시 와야 할 충분한 이유가 생겼다.

 

 

■꽃창포습지

 

자연에너지학습관 인근에 어린이들이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단체 야외활동을 나온 모양이다. 건물 주변에 화려한 보라색가 흰색 꽃창포가 군락을 이뤄 피어있다. 철이 약간 지난 탓에 시든 꽃도 많았지만 화려한 색만으로도 보는 사람을 감탄케 하기에 충분하다.

 

자연에너지학습관 앞의 작은 생태연못이 눈길을 끈다. 꽃창포는 연못을 빈틈없이 포위했고, 느긋하게 일광욕을 즐기는 연잎은 연못을 완전히 뒤덮고 있다. 하늘의 회색 구름과 가끔 터져나오는 햇빛을 제외하고는 온 세상이 초록색이다.

 


 

 

 

■수련원과 연꽃원

 

버드나무 가지가 초여름 바람에 낭창거린다. 땅에 닿을 듯 축 늘어진 가지 사이로 꿈길을 걷는 것 같은 환상적인 분위기의 돌길이 이어져 있다. 주변에는 연잎이 완전히 뒤덮인 작은 연못 여러 개가 만들어져 있다. 이곳은 수련원이다. 군데군데 노란색과 하얀색 연꽃이 피어올랐다. 아직 꽃을 피우지는 못한 봉우리도 여러 개다.

 

멀리 분홍색 꽃의 머리 같은 게 보이기에 ‘혹시나’ 하면서 다가가 보았다. 꽃이 만개하지 않았던 수련원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풍경이 산책객을 기다린다. 6월에 창포원을 찾아가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되는 장소인 연꽃원이다.

 

수줍어 붉어진 얼굴처럼 알록달록한 연꽃이 잎을 활짝 벌린 채 맑은 공기와 밝은 햇살, 푸른 하늘을 마음껏 들이키고 있다. 축구장 절반은 될 정도의 면적을 연꽃이 뒤덮고 있다. 해탈한 보살이 연꽃 사이에서 하늘로 날아오를 수도 있는 분위기다.



 

 

 

연꽃 잔치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연꽃원을 돌아 번답습지로 걸어가면 또 다른 분위기의 연꽃이 관객을 기다린다. 연꽃원의 꽃이 코를 들이댈 수 있을 정도로 바로 앞에서 피어 있다면, 이곳의 연꽃은 마치 사람을 가까이 하고 싶지는 않다는 듯 고고하게 저수지 한가운데에 피어 있다.

수련원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는 수련이 7월에 만개하면 연꽃원, 번답습지와 함께 이 일대를 그야말로 환상의 공간으로 바꿀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수련은 수면 높이에서 피는 꽃이고 연꽃은 꽃대가 길게 위로 올라와 피는 꽃이다.


 

 

 

연꽃 향기에 취해 비틀거리며 돌아 나오는 길은 느긋한 산책길이다. 무지개길, 이팝나무길, 메타세쿼이어길, 나비광장, 바람개비광장 등을 천천히 걸어볼 수 있다.

 

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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