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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수산물 찾는 손님 없다…일상으로 돌아갈 희망 잃었다”

[수협 광주공판장 가보니]
‘일본 오염수 방출’ 결정에 망연자실
지난해 3600t 유통…일본산 비중 ‘0%대’
‘방사능 공포’로 식탁서 수산물 사라질지도
“중·러 공조, 일본 결정 막아야”

 

15일 오전 8시 찾은 광주시 서구 매월동 수협 광주공판장은 연 면적 1만2000㎡(3500여 평) 규모 건물에 수족관에 물 흐르는 소리만 공허히 울렸다.

기자가 머문 한 시간 동안 싱싱한 수산물을 사려는 손님은 단 한 명도 찾을 수 없었다. 사흘 전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이 난 이후 광주·전남 어업인들은 코로나19 아픔이 가시지도 않은 채 터진 악재에 망연자실한 상태다.

한 중도매인 매장에서 열흘 전부터 일했다는 윤모(50)씨는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갈 희망마저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운영해온 횟집 매출이 반토막 나면서 사업을 접은 뒤 이곳에 취업해 일하고 있다.
 

수협 공판장에서 10년 넘게 중도매인을 해온 김모(55)씨는 “재난지원금은 바라지도 않는다. 러시아·중국 등과 공조를 해서 제발 오염수 방출을 막아만 달라”고 정부에 하소연했다. 김씨는 “일본산 수산물을 팔지 않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코로나 위기 속에도 버텨왔는데, 우리 앞바다가 오염되면 소비자 뿐만 아니라 가족 식탁에도 수산물을 올리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수협 광주공판장에는 한 해 평균 3800여 t, 270억원 규모 국내외 수산물이 유통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있기 직전 해인 지난 2010년 광주공판장에서는 90t 가량의 일본산 수산물이 유통됐지만 지난해에는 그의 5분의 1 수준(-79.7%)인 18.3t 가량이 들어왔다.
 

전체 유통량에 대한 비중은 10년 새 2.0%에서 0.5%로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거래금액 역시 10년 전 5억9000만원에서 지난해 1억7500만원으로 70.3%(4억1500만원) 감소했다. 거래금액 비중은 전체의 2.2%에서 0.8%로 줄었다.

 

 

수협 광주공판장의 일본산 수산물 유입량은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난 2011년 3월 이후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0년 90t 가량 거래되던 일본산 수산물은 이듬해 46.9t(-47.9%)으로 반토막 났다. 2012년 24.3t, 2013년 27.3t 등 거래량을 나타내다 2014년에는 일본산 불매운동이 거세지면서 아예 거래량 ‘0’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4.4t(2015년)→20.7t(2016년)→26.7t(2017년)→29.3t(2018년)→15.5t(2019년)→18.3t(지난해) 등 전체 거래량의 1%가 되지 않는 비중을 이어갔다.

올 들어 3월 말까지 광주공판장에 들어온 일본산 수산물은 8.3t 가량으로, 전체(1016.7t)의 0.8% 비중을 차지했다. 거래금액은 전체 95억원의 0.7% 정도인 6700만원 정도다.

올해 유통된 일본산 수산물의 절반 가량(53.9%)은 명태로, 3개월 동안 4.5t이 이곳에 반입됐다. 가리비(2.1t), 방어(0.1t)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일본산 수산물은 식당 등 일부 개인사업자들이 주문 형식을 빌어 거래한 물량이다.

이달 들어서는 일주일에 10㎏짜리 한두 상자 거래되던 가리비나 명태 등도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거래가 끊긴 상태다.

이철웅 광주공판장 경매실장은 “수협 광주공판장에 반입되는 일본산 수산물은 부산은 물론 광주지역 시중 거래량과 비교해도 극히 작은 비중을 차지한다”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외식업이 위축되면서 큰 타격을 입은 어업인들이 또다시 고통을 겪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하다”고 말했다.

지난 한 해 수협 광주공판장에서는 전년보다 82.4t(-2.3%) 감소한 3558.2t이 거래됐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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