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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미리보는 토요일]눈꽃 봄꽃이 반기는 3월 백두대간 정상

[여기 서면 인생샷]태백과 정선의 경계 '함백산'

 

 

해발 1,573m 산길따라 야생화 기지개
정상 너머 바다처럼 펼쳐지는 태백산맥 곳
곳 남아있는 설경…겨울과 봄의 공존


태백시와 정선군 고한읍의 경계에 있는 함백산은 국내에서 6번째로 높은 백두대간의 대표적인 봉우리다.

흔히들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태백에서 가장 높은 곳은 태백산이 아닌 함백산이다. 태백산은 해발 1,567m, 함백산은 1,573m로 함백산이 6m가량 높다.

함백산은 조선시대 실학자 여암 신경준이 저술한 산경표에는 대박산으로 기록돼 있다. 정선총쇄록에는 상함박, 중함박, 하함박 등의 지명이 나온다. 태백(太白)과 대박(大朴), 함백(咸白·한밝)은 모두 '크게 밝다'는 공통점이 있다.

차를 타고 태백시 황지시내에서 서학로를 지나 오투리조트 방향으로 가다 보면 태백선수촌으로 향하는 길이 나온다. 함백산을 향해 차를 타고 굽이굽이 가는 길도 곳곳이 절경이었다. 오투리조트를 지나 태백선수촌으로 향하는 길 중간에 '오투전망대'가 있는데 이곳에서는 태백시내 전경과 오른편으로 우뚝 솟은 연화산을 바라볼 수 있다.

그대로 태백선수촌을 지나 1㎞ 정도 더 올라오면 정선과 태백 경계의 함백산 산불감시초소와 함백산 등산로를 볼 수 있다. 함백산 등산로는 시작 지점이 1,300~1,350m 부근으로 1,573m라는 정상 높이에 비해 등산 시간은 1시간 내외로 비교적 짧다. 등산로 입구 인근에 차를 세우고 100여m를 걸어 들어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은 콘크리트로 포장된 길, 오른쪽은 산길이다. 둘 다 정상으로 이어져 있으니 기호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포장된 길은 약 2㎞, 산길은 1㎞ 정도다. 포장된 길은 비교적 완만해 보여 약간 무리하면 유모차도 끌고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중간중간 파인 곳과 급경사가 있어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 돌계단으로 된 산길은 가파른 편이지만 야생화를 만나기 위해서는 이쪽이 적합하다.

산길로 쉬엄쉬엄 30분가량 오르자 나무가 낮아지며 주변 풍광이 눈에 들어왔다.

정상 부근에는 누군가가 쌓아 놓은 돌탑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었다.

인근에는 진달래가 자생하고 있었는데 아직 시기가 맞지 않았다. 이곳의 진달래는 늦게 피는 대신 5월까지도 볼 수 있다고 한다. 태백의 경우 4~5월에도 한 번 정도는 눈이 내리는 시기가 있어 때만 잘 맞추면 눈 속에 핀 진달래를 만나볼 수도 있겠다.

마침내 정상에 오르자 표지석과 함께 태백산맥이 한눈에 들어왔다. 정상 면적이 태백산에 비해 좁은 편이라 더욱 장쾌하다. 북동쪽으로는 중함백과 금대봉, 은대봉, 대덕산이, 남쪽으로는 문수봉와 부쇠봉, 태백산 천제단이 보였다.

탁 트인 전경에 가슴속까지 시원해졌다. 산줄기를 따라 굽이굽이 늘어선 풍력발전소도 독특한 느낌을 줬다.

태백의 산들은 겨울산으로 유명하지만 봄·여름에는 야생화 군락,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눈꽃이 반겨주니 1시간가량만 산에 오르면 사시사철 어느 때라도 '인생샷'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태백=전명록기자 amethy@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