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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오락실 들락거리던 청년…세계적 게임 ‘스컬’ 만들었다

전남대 게임동아리 출신 박상우 사우스포게임즈 대표
통념 깬 게임 ‘스컬’ 출시 닷새만에 10만장 ‘세계 2위 판매고’
“광주 게임산업 경쟁력 위해 인력 양성 등 특화 프로그램 시급”

 

지난 1월 게임 판매 플랫폼 ‘스팀’이 선정한 ‘전 세계 최고 판매 게임’ 2위에 한국산(産)이 이름을 올리면서 게임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화제의 이 게임은 광주 게임 개발사 사우스포게임즈㈜가 내놓은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이다. 2만원대 가격으로 출시한 이 게임은 플랫폼 ‘스팀’에서 정식 출시한 지 닷새 만에 1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스컬’은 매 게임마다 아이템, 맵 등 작품 내 요소가 무작위로 변하는 ‘로그라이트’ 장르로 개발됐다. 게임을 켤 때마다 매번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장르다.
 

‘스컬’은 주인공 스컬의 머리를 교체하면서 다양한 캐릭터로 변신한다는 독창성을 살려 전 세계에서 팬을 끌어모았다.

 

 

국내 인디게임계에서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사우스포게임즈㈜는 전남대학교의 한 작은 동아리방에서 출발했다.

박상우(29) 대표를 중심으로 4명이 시작한 이 업체는 2017년 창업한 지 5년 만에 연 매출 10억원을 바라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사우스포(Southpaw)는 스포츠계에서 ‘왼손잡이’ 선수로 통합니다. 저를 포함해 모든 구성원이 오른손잡이였지만 세상의 통념을 깨는 게임을 만들어보고자 이름을 이렇게 지었어요. 많은 이용자와 개발자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게 저희 목표입니다.”
 

박 대표는 군대를 제대한 뒤 진로에 공을 들이는 대신 게임 동아리 가입을 선택했다.

“저는 오락실을 밤낮으로 들락거리는 게임 마니아였어요. ‘메탈슬러그’, ‘킹오브파이터’ 등 지금은 추억이 된 게임들이 제 학창 시절을 함께 해줬죠. 알고보니 인기 있는 게임들은 죄다 일본산이었어요. 마침 제가 대학에 들어간 다음 해에 소프트웨어공학과가 생기면서 ‘취미’인 게임을 생업으로 삼을 꿈을 꾸게 됐습니다.”

게임 불모지였던 광주에서 창업을 하고 나서 2년 동안은 매출이 ‘0원’이었다.

박 대표는 당시 ‘열정페이’와 ‘빚’으로 흑역사를 썼다고 회상했다. 게임 개발자는 구하기 힘들었고 운영비는 은행에서 6000만원을 대출받으며 메꿨다. 박 대표는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창업지원사업인 ‘인디스타즈’ 문을 두드렸다. 인디스타즈 1기 출신인 사우스포게임즈는 진흥원의 ‘G-플래닛 제작지원사업’ 등에 참여하면서 8000만원 상당을 지원받았다.

이 게임을 출시하기 전 진행한 ‘크라우드 펀딩’(모금)은 목표액 500만원의 11배에 달하는 5500만원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인디게임상을, ‘2020 유니티 코리아 어워드’에서 베스트 혁신상을 수상하며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박 대표는 광주 게임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인력’ 확보가 최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냈다.

“저희 회사 종사자는 8명으로 늘었지만 일부는 다른 지역에서 발탁하기도 했습니다. 매년 지역 대학생이 이곳에서 현장실습을 하는 데 인력양성의 길은 아직 멉니다. 광주 게임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더 많은 특화 프로그램이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