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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코로나 시대 '힐링']하늘과 맞닿은 '주목'…발아래엔 '은빛 바다'

대한민국 대표 겨울산 '태백산'

 

 

해발 1,567m의 태백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겨울산으로 손색이 없다.

국립공원공단
태백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태백산에 내린 눈은
열흘가량 녹지 않기 때문에
눈을 볼 수 있는 기간이 길다.

추운 날 피어나는
환상적인 상고대와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
주목군락지의 설경은
매년 겨울 수많은 인파를
불러올 정도로
매력을 뽐낸다.

충분한 거리두기 등
개인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을 전제로
겨울에 더욱 청명한
태백산의 매력에
심취해 보는 것은 어떨까.

유일사 코스 편도 3.5㎞
천제단까지 2시간40분 소요
태백시내·백두대간 한눈에
아주 맑을 땐 울릉도까지 보여
눈 내리면 열흘가량 녹지 않아
주목군락지 설경·상고대 환상적


설경이 유명한 유일사 코스=겨울철 태백산의 가장 대표적인 코스는 유일사 코스다. 유일사 주차장에서 유일사, 주목군락지를 거쳐 태백산 최고봉인 장군봉과 천제단으로 이어지는 편도 3.5㎞의 코스다. 천제단에서 반재를 거쳐 당골광장으로 이어지는 4㎞ 코스로 내려갈 수도, 되돌아와 다시 유일사 주차장 방향으로 내려올 수도 있다. 태백산의 풍경과 백두대간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고 주목군락지와 상고대를 볼 수 있어 겨울철 많은 사람이 유일사 코스를 이용한다. 암벽이 적고 길이 잘 닦여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오를 수 있다.

안개에 뒤덮인 낙엽송 숲=산에 오른 날은 영상 6~8도의 기온이라 눈이 녹지 않았을까 우려했지만 불과 5분도 걷지 않아 쌓여 있는 눈을 볼 수 있었다. 전날 비의 영향인지 유일사 주차장에서 장군봉 방향으로 향하는 등산로는 안개로 자욱했다. 10m 이상 쭉쭉 뻗은 낙엽송 숲에 짙게 낀 안개는 저절로 신비로운 느낌을 갖게 했다. 안개 낀 오전의 태백산은 고요할 것이라는 이미지와는 달리 까마귀 소리와 산새 소리로 부산했다. 유일사 주차장에서 유일사까지 약 1.5㎞의 등산로는 전체가 폭 2~3m의 돌길로 포장돼 있었다. 폭이 넓고 오르막만 계속되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심심하다'고 평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1㎞가량 걸어 올라가자 눈이 녹아 있는 곳보다 쌓여 있는 곳이 늘어나며 온통 눈밭으로 변했다. 눈밭 사이사이 보이는 푸른 산죽이 등산의 즐거움을 더해줬다. 유일사에 거의 다다랐을 때쯤 높이 10m, 둘레가 2m가 넘어 보이는 거대한 주목이 보였다. 중간중간 벤치나 쉼터를 만들어 놔 쉬엄쉬엄 가면 큰 어려움은 없었다.

발밑에 펼쳐진 구름바다=유일사부터는 본격적인 산길이다. 하지만 일부 구간은 오르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유일사에서 장군봉 방향으로 불과 수걸음을 걷자 자욱했던 안개가 거짓말처럼 갰다. 뒤를 돌아보자 구름이 산등성이와 봉우리를 따라 바다처럼 펼쳐져 있었다.

해발 1,400m 전후로 20~30m는 돼 보였던 나무들이 3~5m 정도로 낮아졌다. 낮은 나무들은 좌우로 가지를 길게 뻗고 있어 등산로를 터널처럼 감쌌다. 하얀 눈과 앙상한 나무 사이로 주목군락지의 붉고 푸른 주목이 눈에 띄었다. 일부 주목은 접착제로 보강돼 있었다. 얼핏 이끼가 끼어 있는 모습처럼 보였다. 고지대인 데다 나무가 낮아 주변 산세와 경관도 이전보다 눈에 더 잘 들어왔다.

바람 불고 추운 겨울에는 상고대가 가득 피는 곳이지만 이날은 너무 따뜻해 이슬 맺힌 가지만 보였다. 장군봉 정상에 거의 다다르자 등산로 한가운데 죽은 주목 한 그루가 이정표처럼 서 있었다. 바로 옆으로 비슷한 높이의 살아 있는 주목이 서 있어 대비되며 인상에 남았다.

하늘과 맞닿은 천제단=장군봉에 이르자 제단과 정상을 알리는 표지석이 서 있었다. 장군봉에서는 백운산과 운탄고도, 만항재, 함백산 등 태백지역의 유명한 산을 볼 수 있다. 장군봉에서 300m가량 떨어진 천제단에서는 태백시내와 비단봉, 매봉산, 연화산, 백병산 등을 볼 수 있다.

날이 아주 좋은 날에는 천제단에서 멀리 동해 바다와 울릉도의 모습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십 년 넘게 매주 태백산에 오른다는 등산객도 딱 두 번 봤을 뿐이라고 하니 하늘이 허락해야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날 천제단까지 2시간40분, 다시 내려가는 데 1시간가량이 걸렸다. 등산 초보자도 4시간 전후로 완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가 짧은 겨울, 산은 특히나 일찍 어두워지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등산계획을 짤 필요가 있다. 태백산국립공원의 경우 일출 2시간 전부터 일몰 2시간 전까지 출입 가능한데 겨울철에는 통상 새벽 5시에서 오후 3시30분까지다.

겨울철 산행 아이젠은 필수=겨울철 유일사 코스는 눈이 내리는 날에는 눈 덮인 나무들, 추운 날에는 상고대, 맑은 날에는 장엄한 주변 경관, 흐린 날에는 안개 낀 태백산 등 다양한 모습으로 등산객을 맞이한다.

안전하게 겨울산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준비·주의사항을 알 필요가 있다. 눈이 덮여 미끄러지기 쉽기 때문에 아이젠은 필수다. 등산스틱 사용도 추천한다. 등산 중에 흘린 땀이 쉬는 동안 급격히 식는 데다 눈 등으로 외투가 젖을 수 있어 여분의 방한복도 챙겨야 한다. 천제단의 바람은 생각보다 강하다. 동상·저체온증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흡연·취사는 당연히 안 된다. 등산로를 벗어나는 것도 위험하다. 쌓인 눈이 생각보다 깊어 실족하거나 미끄러질 수도 있는 데다 길을 잃기도 더 쉽다. 가끔 바람을 피한다는 이유로 등산로를 벗어나 식사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태백산국립공원사무소 관계자는 “매년 1월1일부터 2월 말까지 안전관리 특별대책기간으로 정해 집중관리에 나서는 등 등산객의 안전한 산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백=전명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