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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전북도, 보물 272호 ‘장수향교 대성전’ 국보승격 재추진

장수향교 대성전, 조선전기 향교 건축의 대표
왜란 때도 소실 안돼. 전국서 가장 오래된 유교건물
전북도, 장수군 현 보물272호 지정됐지만 역사성, 건축성 모두 훌륭 분석, 국보급 문화재 충분 (2017년도에 도전했지만 고배)
강릉, 나주향교와 함께 조선전기 대표적 건물로 국보승격 요청 예정

 

 

전북도와 장수군이 보물272호 장수향교 ‘대성전’ 의 국보승격을 재 추진한다. 장수군이 지난 2017년 장수향교 대성전 국보승격을 추진한 이후 두 번째 도전인데, 장수향교가 국보로 승격된다면 전국 유교 건물 중 첫 사례가 된다.

장수향교는 1407년(태종 7)에 장수읍 선창리 당곡마을에 창건됐다. 1681년(숙종 7)에 터가 가라앉고 비가 새 1685년(숙종 11)에 지금의 위치로 이건됐다. 1877년(고종 14)과 1935년에 각각 중수하고 이후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보수했다.

장수향교는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향교건물로, 조선 전기 향교의 건축양식을 띄고 있다. 장수향교가 이 같이 역사성과 희소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2차례의 왜란으로 인해 전국에 있던 향교는 거의 다 소실됐지만 장수향교는 원형이 거의 훼손되지 않은채 보존됐기 때문이다. 장수향교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소실되지 않았던 이유에는 정경손(丁敬孫)의 업적이 크다.

정유재란 당시 왜군이 장수향교를 불태우려 했지만 향교의 노복인 정경손이 왜군을 가로막고 “이곳은 성전이니 누구도 범할 수 없다. 침범하려거든 나를 죽이고 가라”고 항거했다. 정경손의 기개에 탄복한 왜장은 “이곳은 성전이니 침범하지 말라”는 ‘본성역물범(本聖域勿犯)’이란 신표를 대문에 걸어 방화를 면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후 장수향교는 전국적으로 향교를 재건할 때 표본이 되기도 했다.

장수향교 대성전은 건축학적으로도 독특한 양식을 보인다. 대성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규모의 단층 맞배집으로 낮은 장대석 기단 위에 세워져 있다. 앞 퇴는 개방하고 전면 고주열에 맞춰 문을 달았으며 내부 바닥에는 마루를 깔았다. 정면 가운데 칸 두 짝 띠살문을 달았고 협칸에는 외짝문과 띠살창을 달았다.

특이한 점은 귀기둥 옆에 달려 있는 구부러진 부재다. 맞배지붕의 양쪽 끝 부분이 처지는 것을 구조적으로 보강하면서 지붕부와 축부(軸部)를 시각적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해 주고 있다. 다른 건물에서는 보기 어려운 특수한 부재로 평가된다. 공포 또한 정면과 배면의 구조가 서로 다르다. 정면 공포는 기둥 상부에만 포를 짜 올린 2출목(出目) 3익공 형식으로 주심포와 다포의 수법이 혼합되어 있어 건축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도와 장수군은 장수향교의 희소성과 역사성, 특수성 등을 앞세워 문화재청에 국보승격을 재요청할 방침이다. 하지만 2017년 한번 실패한 경험이 있는 만큼 무성서원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전략을 본 떠 조선 전기 대표향교인 강릉향교, 나주향교와 함께 국보승격을 요청할 방침이다.

장수군청 가야문화팀 이현석 주무관은 “장수향교는 역사적, 건축학적으로도 볼 때 국보로 승격할 수 있는 훌륭한 우리의 문화유산”이라며 “장수향교가 유교건물의 첫 국보가 지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