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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비대면 시대 가능성 축적하고 막 내린 부산비엔날레

 

2020 부산비엔날레의 ‘예술적 도시 탐험’이 막을 내렸다.

 

‘열 장의 이야기와 다섯 편의 시’를 주제로 한 2020 부산비엔날레가 8일로 65일간의 여정을 끝냈다. 이번 부산비엔날레는 여러 면에서 주목을 받았다. 문필가의 글을 토대로 시각 예술·음악 작품을 제작한 점, 개최지인 부산을 전시 속에 화학적으로 결합시켰다는 점, 코로나19로 다른 국제 전시들이 취소된 가운데 온오프라인으로 다양한 형태의 전시를 선보였다는 점이다.

 

65일간 일정 마치고 8일 폐막

개최지 부산과 전시 화학적 결합

다양한 형태의 온오프라인 실험

올해 경험 미술계 발전에 자산

 

야콥 파브리시우스 전시 감독은 부산을 소재로 쓴 15편의 문학작품을 시각 예술가·음악가와 결합했다. 문필가와 예술가의 매칭에서 파브리시우스 감독은 폭넓은 시각을 보여 줬다. 아말리에 스미스의 ‘전기가 말하다’는 부산 근대 미술가 임호의 종군화 스케치, 라즐로 모홀리-나기의 영상작품 등과 연결했다. 선박 기자재 창고였던 영도 전시장에서는 김언수의 ‘물개여관’이 부산이라는 도시의 특성과 역사를 담은 작품으로 표현됐다.

 

파브리시우스 감독은 첫 기자 간담회에서 “문학, 음악, 시각 예술을 통해서 부산이라는 도시를 깊이 고찰하려 한다”며 “픽션의 도시 부산을 보고 듣고 탐험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감독이 비엔날레 관람객에게 제시한 ‘미션’은 긍정적인 답을 끌어냈다. 온라인 개막식 때 많은 이가 ‘부산이 가진 다양성을 발견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폐막을 사흘 앞둔 5일 원도심 곳곳에선 부산비엔날레를 찾아온 외지 관람객이 도시를 탐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보성 신세계갤러리 큐레이터는 “보통 비엔날레 감독들이 ‘자기 군단’을 데려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파브리시우스 감독은 그런 점에서 기존 감독들과 달랐다. 부산을 디테일하게 들여다보기 위해 노력한 것이 느껴졌고,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도시와 연계한 이야기를 펼쳐 보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2020 부산비엔날레는 비대면 시대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코로나19로 입국이 불가능해진 해외 작가들과 온라인으로 소통하며 작품 선정부터 설치까지 전 과정을 진행했다. 특히 부산 현지 코디네이터를 통해 ‘책상 위에서의 여행’이 가능함을 보여 준 라세 크로그 묄레르의 아카이브전 등은 새로운 작업의 가능성을 보여 줬다.

 

부산비엔날레는 전시의 근간이 된 문집을 부산 시민이 낭독한 오디오 북으로 제작해 온라인에서 서비스했다. 전시 탐험 가이드도 3D 웹 전시, 비디오·오디오 가이드, 전시 감독이 직접 전시를 설명한 ‘명탐정 야콥 051’ 등으로 다양화했다. 부산비엔날레 온라인 전시 조회 수는 총 28만 7539건(공식 홈페이지 기준), 유튜브 구독자는 개막 당시 200여 명에서 2400여 명으로 12배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김성연 집행위원장은 “어려운 와중에 열린 부산비에날레가 호평을 받아 보람을 느낀다. 온오프라인을 모두 경험한 우리의 사례를 참고하기 위해 국내 비엔날레, 미술관, 아트바젤 관계자 등이 부산을 찾았다. 올해 부산비엔날레의 경험이 미술계 발전에 큰 자산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