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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한집에서 밥해 먹고 살면서 엄청 고생”

 

“한집에서 밥해 먹고 살면서 엄청나게 고생했다니까요.” 23일 열린 영화 ‘미나리’ 기자 회견에서 배우 윤여정은 이렇게 솔직하게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받은 ‘미나리’는 올해 BIFF 초청작 중 최고 화제작이다. 공식 기자 회견은 온라인 형식으로 열렸다. 배우 윤여정과 한예리는 부산 현장에 참석하고, 리 아이작 정 감독, 배우 스티븐 연은 미국 LA 현지에서 온라인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으로 연결했다.

 

부산~LA 줌 연결 기자회견

윤여정·아이작 정 솔직 입담

 

‘미나리’는 재미 교포 리 아이작 정 감독의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1980년대 한국에서 캘리포니아로, 다시 아칸소 시골 마을에 한국 채소 농장을 건설하기 위해 이주한 이민 1세대 가족 이야기다. 1월 미국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을 받으며 단연 화제가 된 작품이지만, 저예산 영화로 촬영 현장이 넉넉하지만은 않았다.

 

미국 깡촌에서 배우 윤여정, 한예리가 통역자와 함께 살면서 어렵게 찍었다는 후문이다. 윤 배우는 “시나리오가 좋아서 했는데 현장은 덥고 에어컨도 잘 안 나오는 기숙사 같았다”며 “감독님과 스티븐도 빨래하러 숙소에 왔다가 밤늦게까지 대본 얘기만 했다”고 전했다.

 

농장 건설의 꿈을 가진 제이콥(스티븐 연), 시골 생활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모니카(한예리) 부부, 어린 아들 데이비드(앨런 김)와 누나 앤(노엘 조), 이들 부부를 돕기 위해 미국을 찾은 모니카의 친정 엄마(윤여정)가 한 가족이다.

 

영화 제목이기도 한 ‘미나리’는 작품의 중요한 소재다. 할머니는 식구들을 먹이려고 한국에서 미나리 씨를 가져왔고 농장 옆 개울가에서 미나리를 기른다. 아이작 정 감독은 “저에게는 미나리가 할머니의 사랑과 같은 뜻”이라고 설명했다. 스티븐 연 배우는 “제이콥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있어서 이민 가정에서 자란 제 경험도 녹아 있다”면서 “우리 가족은 한국에서 캐나다로, 다시 미국 미시간 교외로 이주했는데 정 감독님의 대본을 보고 깊이 공감했다”고 전했다.

 

이 작품은 배우들의 호연과 정 감독의 섬세한 연출이 빛나는 영화다. ‘미나리’ 주요 캐스트는 내년 아카데미상 연기상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정 감독은 “‘기생충’이 미국 관객에게 사랑을 받은 이후, 미국에서 한국적인 콘텐츠를 받아들이는 폭이 넓어진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조영미 기자 mi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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