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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렌즈를 향해 다가오는 ‘유물의 힘’

‘6인의 시선, 국립광주박물관 소장 명품 사진전’
구본창·김광섭·김수강·오상조·이재용·조성연 작가 참여
국립광주박물관, 11월 8일까지 온라인 전시…해설영상도

 

 

전시실에는 옛것이 지닌 독특한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이 가득하다. 시대를 초월해 오늘에 현현한 유물의 힘이다. 시간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이성의 논리마저 밀어낸다.

연초부터 시작된 코로나로 모든 것이 실타래처럼 얽혀버렸다. 속도와 계량 위주의 삶에 던지는 경고일까, 애써 무덤덤해보려 하지만 쉽지만은 않은 일상이다.

그럼에도 옛 유물과의 대화는 늘 잔잔한 감동과 감성을 선사한다. 유물은 늘 그렇듯 좁은 인식의 창을 열어젖힌다. 시간이 지닌 힘이랄까? 어쩌면 시간이 쌓여 저절로 배어나오는 고유한 미(美)일 것 같다.
 

국립광주박물관(관장 이수미·박물관)이 마련한 ‘특별전 6인의 시선, 박물관 소장 명품 사진전’. 박물관 대표 소장품 24선을 6명 사진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전시다. 사진이라는 렌즈를 통해 다가오는 저편은 실물을 뛰어넘는 무한한 상상과 깊이를 준다.

현재 박물관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잠시 휴관 중으로, 일반 관람은 집합금지가 해제된 후 가능하다.

11월 8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이번 특별전에서는 중흥산성 쌍사자석등, 화순 대곡리 출토 팔주령, 담양 서봉사 나한상 등 박물관 상설전시실에서 오랫동안 관람객을 맞이해 온 대표 유물들을 만날수 있다. 구본창·김광섭·김수강·오상조·이재용·조성연 작가는 저마다 피사체에 대한 해석이 남다른 작가들이다.
 

촬영 유물은 박물관이 추천한 유물 30선 가운데, 지난 5월 한 달간 관람객 투표를 거쳐 선정했다.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에게로 와서 꽃이 된 것’처럼, 선택된 유물들은 아름다움을 발한다. 작가들은 박물관을 방문해 수장고, 전시실, 야외에서 총 24선의 유물을 나름의 방식으로 촬영했다.

한국 예술사진을 세계적으로 알린 구본창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백자와 분청사기뿐 아니라 금동 관모와 철제 갑옷을 촬영한 작품을 선보인다. 2004년부터 국내외 박물관에 소장된 백자를 모티브로 한 ‘달항아리’ 연작으로 한국의 사진과 문화재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을 이끌어낸 바 있다.

김광섭 작가는 그동안 문화기관에서 도록과 보고서 발간을 위한 촬영을 지속해왔다. 문화재의 정적인 모습을 잘 포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촬영에서는 ‘대곡리 청동거울’ 등 문화재 고유의 표정을 담은 작업을 펼쳤다.

김수강 작가는 검프린트(Gum print) 작업을 매개로 사물의 질감 표현에 주목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도 대상의 본질에 다가가는 시선에 초점을 맞췄다. 오랜 세월을 견뎌 온 유물 본연의 모습을 담은 ‘담양 서봉사 출토 나한상2’는 담담하면서도 깊이 있는 느낌을 선사한다.

전남과 전북에서 사람과 풍경을 50여 년 동안 기록해 온 오상조 작가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대형 카메라와 대형 흑백 필름을 사용한 아날로그 방식은 그만의 독특한 시선과 아우라를 발한다. 이번 촬영에서는 최근 주목하고 있는 ‘돌의 형상’이라는 주제를 매개로, 자연광에서 바라본 유물의 모습을 초점화한다.

이재용 작가는 그동안 장노출 기법으로 시간의 변화를 담아내는 데 중점을 뒀다. 시각의 변화를 고리로 대상의 모습을 작가 특유의 방식으로 소환하는 방식이 특징적이다. 이번 ‘기억의 시선-청자정병’은 시간과 이미지가 예술적으로 결합한 작품이다.

 

 

조성연 작가는 화면 안에서 생동하거나 혹은 시들어가는 정물의 순간에 주목해 왔다. ‘식물성’이 진행되는 순간에 천착해 온 일련의 작업이 이번 촬영에서도 유감없이 드러난다. 렌즈를 통해 문화재들은 피어나기도 시들어가기도 하는데, 다양한 색채와 순간이 뿜어내는 이색적인 조화가 눈길을 끈다.

전시 담당자인 김영희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를 통해 그동안 진열장 안에서 만나 온 문화재가 지닌 다채로움과 고유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아울러 저마다 독특한 예술 세계를 열어왔던 6명 사진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열정도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물관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 해설 영상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박물관 누리집 (gwangju.museum.go.kr) 참조.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사진=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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