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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고리원전 4기, 태풍 덮친 새벽 ‘속수무책 올스톱’

부산 할퀸 마이삭

 

부산을 덮친 제9호 태풍 ‘마이삭’ 영향으로 고리원자력발전소 발전기 4기 가동이 ‘올스톱’됐다. 태풍에 의해 발전소 가동이 중단된 것은 2003년 이후 17년 만으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전문가 조사단을 고리본부에 파견하는 등 사고 조사에 착수했다.

 

3일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이하 고리본부)는 “3일 새벽 운영 중이던 고리 3·4호기, 신고리 1·2호기가 태풍 영향으로 잇따라 정지됐다”고 밝혔다.

 

고리 3·4, 신고리 1·2호기 연달아 정지

2003년 이후 17년 만에 ‘태풍 영향 중단’

송전선로 문제 추정, 현재 ‘안전정지’

환경단체 “대규모 정전 위험 드러난 것”

기장군 “주민 불안 고조” 재발 방지 촉구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와 고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56분 신고리 1호기가 첫 번째로 중단됐으며 오전 1시 12분에 신고리 2호기가 연달아 가동 중단됐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고리 3호기가 오전 2시 35분에, 고리 4호기가 오전 3시 1분에 연달아 정지됐다. 발전소 송전선로 문제가 잇따른 중단 사태의 원인이었던 것으로 우선 파악되고 있다.

 

발전소 가동이 중단됨과 동시에 ‘비상 디젤발전기’가 자동으로 가동됐다. 비상 디젤발전기는 외부에서 공급되는 전원에 이상이 생겼을 때 자동으로 가동돼 사고를 막는 안전장치다.

 

중단 사고 직후 고리본부는 관련법에 따라 원안위 등 상위기관에 즉각 관련 사실을 알렸다. 원안위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전문가로 구성된 사건 조사단을 현장에 파견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현재 발전소는 가동이 중단된 ‘안전정지’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외부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새울원전에서는 태풍 영향으로 신고리 3호기 터빈 건물 지붕이 손상되는 일이 발생했다. 또 신고리 3·4호기의 대기보조변압기(SAT)도 잇따라 정전됐다. 다행히 신고리 3·4호기는 현재 정상 가동 중으로, 큰 문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태풍에 원전 발전소가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입으면서 ‘발전소 사고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이날 부산환경운동연합(이하 부산환경련)은 성명을 내고 “태풍으로 핵발전소가 일제히 ‘셧다운’되면서 대규모 정전 위험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부산환경련은 “고리 핵발전소는 4550MW의 전력량을 담당하고 있다. 이는 전체 전력의 약 5% 해당하는 정도라, 한꺼번에 정지될 경우 전력공급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태풍 등 기후 변화에 따른 발전소 중단 위험성을 강조했다.

 

이어 부산환경련은 “2003년 태풍 매미로 고리 1~4호기와 월성 2호기가 정지되는 사고가 있었다”며 “앞으로 태풍이 또 상륙하는 만큼 핵발전소의 취약성과 위험성은 더욱 가중될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기장군도 고리본부에 발전소 중단 사고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태풍에 고리원전 4기 발전이 한꺼번에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군민 불안이 극에 달했다”며 “직접 한수원 본사를 찾아가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고리본부 관계자는 “고리원전 4기의 운영중단은 현재 조사 중인 사항으로 구체적인 원인은 추가 점검을 통해 봐야 알 수 있다”며 “발전소 중단으로 외부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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