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전 춘천시청葬으로 엄수…유족·동료 눈물로 영면 기원
이재수 시장 “비통해”…시 7급 특진 추서·추모 나무·벤치 조성

“2020년 8월6일 오전 11시 29분. 그 이전으로 돌릴 수는 없을까요. 오늘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무력함. 허망합니다.”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로 순직한 고(故) 이영기 주무관의 영결식이 18일 춘천시청 앞 광장에서 춘천시청장(葬)으로 엄수됐다. 영정사진 속 고인의 활짝 웃는 얼굴에 유족과 동료들은 비통함과 그리움을 쏟아내며 흘러내리는 눈물을 훔쳐냈다.

이날 영결식은 이 주무관의 약력보고, 특별승진임용장 수여, 조사, 고별사, 영상상영, 헌화 및 분향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재수 춘천시장은 “그 억수비에, 그 사나운 물살에, 그리도 애를 써야 했습니까. 공직자의 책무, 조금 놓을 수는 없었습니까. 영정 속 젊음이 너무도 안타깝습니다. 너무도 비통합니다”라고 말하며 안타까워했다.

이 주무관과 함께 근무한 환경정책과 장영진 주무관은 떨리는 목소리로 흐느끼며 고별사를 읽어 내려갔다.

장 주무관은 “공직생활 내내 옆에 있을 줄 알았던 동료가 차가운 물속에 빠졌다고 했을 때,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라며 “혹시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사고 현장을 나갔을 때 거칠게 흐르는 물을 보면서 두려웠고 절망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목이 메어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던 장 주무관은 또 “폭우가 내리던 날에도 용감하게 빗속을 뚫고 들어가 업무를 수행했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저희도 공직자로의 책임감과 사명감을 끝까지 이어 가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이어진 이 주무관의 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이 나오자 영결식장은 금세 눈물바다로 변했다. 영결식이 끝나고 운구차가 떠나는 순간까지 자리를 지킨 동료들과 참석자들은 고개를 숙이고 고인의 영면을 기원했다. 고인은 춘천안식공원에 안장됐다.

춘천시는 이 주무관을 8급에서 7급으로 1계급 특진 추서했다. 특히 시청에 '영기 나무'를 심고 그 옆에는 가족이 고인을 추모할 작은 벤치도 만들기로 했다.

이 주무관은 지난 6일 춘천시 서면 의암호에서 인공수초섬이 떠내려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현장에 나갔다가 선박 전복사고가 발생해 실종됐다. 사고 닷새 만인 10일 춘천시 서면 덕두원리 등선폭포 인근 북한강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태어난 지 50일여 된 자녀와 출산휴가 중인 부인을 남겨두고 떠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하위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