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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최악 물난리 속에도 시민의식 빛났다

구례 최봉석씨·곡성 김재덕씨
개인보트로 곳곳 돌며 구조하고
집에 갇힌 노인·장애인 등 대피시켜
위험 감수한 의인들 감동 선사

 

집중호우에도 불구, 위험을 감수하고 주변 이웃들의 생명을 구한 시민들의 뒷얘기가 전해지면서 훈훈함을 주고 있다.

구례의 최봉석(43)씨는 5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진 지난 8일, 불어난 섬진강물에 제방이 무너지자 배를 몰고 다니며 지역민들을 구조했다.

봉동리 일대에서 농기구 판매와 대여업을 하는 최봉석씨는 순식간에 빗물과 강물이 들어차 마을이 물에 잠겼을 당시 낚시용 보트를 활용해 이웃들 구조에 나섰다.
 
최씨는 ‘아파트가 물에 잠겼다. 아내와 4세 아이가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듣자 평소 이용하던 낚시용 보트를 후배에게 연락해 가져오라고 한 뒤 현장을 돌면서 구조활동을 펼쳤다.

그는 아파트 계단 옆 창문에 보트를 대고 창문을 뜯어내고 포대기에 싼 갓난아기를 안고 있던 여성을 구조했다.

최씨는 이후 물에 잠긴 아파트와 빌라, 상가 등을 돌면서 많은 30명이 넘는 지역민들을 구했다.

농기계와 사무실 등 최소 5억원 의 재사산상 피해를 입었다는 최씨는 “사람들의 생명을 구했다는 것 자체가 보람”이라며 “물이 빠지고 난 뒤 찾아와 ‘고맙다’고 인사하는 사람들을 보니 오히려 힘이났다”고 말했다.

김재덕씨는 곡성 침수 현장을 돌며 구조활동을 펼쳤다. 김씨는 곡성군 곡성읍 금예마을 이장으로, 이 마을도 섬진강 범람의 피해를 입었다. 김씨는 이날 오전 11시께 마을 방송으로 “신속히 대피하세요”라고 외쳤고 혼자 사는 마을 노인들에게 달려갔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부축, 인근 대피소로 이동시켰을 때쯤 곡성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인근 대촌 2리 마을에 있는 어린이가 살려달라고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정확한 장소를 알려달라는 전화였다.

김 이장은 아이 이름만으로 정확한 장소를 찾기 어렵다며 현장으로 달려갔다. 이미 물이 가슴 높이까지 차올라 있는 상태로, 몰고 갔던 차 시동도 꺼져 물 속을 걸어들어가 아이와 엄마를 찾아낸 뒤 119로 연락, 소방보트로 함께 고지대로 대피했다.

김 이장은 또 옆집 할머니가 문이 열리지 않아 나오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마을로 가 대피시키는 등 4시간 동안 마을 일대를 돌며 구조활동으로 23명의 주민을 마을회관으로 대피시켰다.

어르신들의 얼굴을 다시 볼수 있어 너무나 행복하다는 김 이장은 “당시에는 무섭다는 생각보다는 한명이라도 더 빼내와야 겠다는 생각 뿐이었다”면서 “누구나 그 상황이라면 똑같이 행동 했을 것”이라고 수줍게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구례=이진택 기자 lit@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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