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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대구 봉산문화회관 기획전 '폐허, 물과 나무의 정치학'展

 

 

 

 

'헬로! 컨템퍼러리 아트(Hello! Contemporary Art)-폐허, 물과 나무의 정치학'전이 대구 봉산문화회관 야외광장, 1~3층 실내계단, 2·3층 1~3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현재 세계가 겪고 있는 상실과 단절, 해체의 재난을 황량한 '폐허'의 상태로 설정하고, 예술가들의 실험적인 재구성을 통해 시각화한 것이다. 박휘봉·방준호·강대영·이기성·김호성 등 5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박휘봉 작가의 야외원림 '폐철근 수조'는 도시 생활에서 잊고 지냈던 자연의 설계를 기억하려는 '물'의 정치학을 담고 있다. 수조는 도시발전의 상징이기도 한 콘크리트 건축물의 철거 잔해물인 폐철근을 흐르는 물속에 넣어 새로운 조형적 생명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박 작가는 자연을 대체하는 인공 수조를 즐기며 위안 삼는 우리 자신의 모습에서 물의 본성을 확인하고, 자연에 반하는 인간 행위에 대해 부드럽지만 설득력 있는 정치학적 발언을 담아냈다.

 

 

방준호 작가의 실내원림 '태운 나무'는 자연의 생명체인 나무를 베어내고 불에 태워 검게 그을린 상태를 은은한 후각적 자극과 함께 제시한다. 이는 생명성이 상실돼 가는 폐허로서 동시대의 상징적 속성을 관객과 공감하려는 작가의 의도이다. 따라서 작가는 계단을 따라 위로 올라가며 엮어 놓은 검은 나무를 보면서 기존 계단과 콘크리트 구조물이 사라지고 없는 상태를 상상해보라고 제안한다.

 

 

강대영 작가의 실내원림 '물소리' 작품이 놓여 있는 전시실 입구에 들어서면 700여 개의 양은냄비 뚜껑이 들썩거리며 시끄러운 소리를 낸다. 산업화와 근대화, 대량생산, 새마을운동 등의 구호와 함께 과거의 영광과 정치적 긴장감을 기억하게 하는 장치를 통해 정신적·심리적 '폐허'를 연상시킨다. 관람자가 어느 지점에 이르렀을 때, 시끄럽고 날카롭던 소음은 사라지고 자연의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작가는 물소리, 바람 소리처럼 자연이 인간에게 들려주는 소리는 비록 인간과 자연이 단절되는 폐허의 경험 속에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생명과 공존의 가능성을 알려준다.

 

 

수백 개의 커다란 나무뿌리가 뒹구는 이기성 작가의 실내원림 '나무뿌리'는 폐허의 감수성을 직접적으로 담아냈다. 뿌리에서 떨어진 흙과 잘려 나간 잔뿌리가 주변에 너저분하게 흩어져 있는 상황과 뒤집히거나 무질서하게 엉켜있는 뿌리, 톱으로 밑동까지 자른 나무 단면의 속살은 폐허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준다. 400여 개의 대추나무 뿌리는 작가가 사는 지역에서 가져온 것이다. 이는 뿌리를 읽고 갈등하며 방황하는 현대인의 심리적 상황과도 연결된다.

 

 

김호성 작가의 실내원림 '상상의 싹'은 꿈과 상상을 조각 작업으로 연결한 작품이다. 15일(토)까지. 053)661-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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