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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등대, 봄을 만나다]하얀등대·햇살·바다 지친 일상에 쉼표를

 

코로나 발생한지 100여일
멈춰진 삶에 지친 사람들
포근한 엄마 품 같은 바다
등대 불빛에서 다시 희망을


얼어붙은 달 그림자가 물결에 출렁입니다. 때리고 부수고 무너뜨리는 거센 파도가 몰아치는 밤바다는 오랜 세월 바다에서 살아온 뱃사람들조차 두렵게 만듭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합니다.

바로 이때, 한 줄기 빛이 어둠이 짙게 깔린 바다를 비춥니다. 등대입니다. 한 줌 희망이요, 생명입니다.

등대 하면 떠오르는 것이 `등대지기'라는 동요지요.

`생각하라. 저 등대를 지키는 사람의 거룩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마음을.'

좌우로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넓디넓은 수평선을 거스르고 우뚝 솟은 등대는 외로움의 대명사입니다. 하지만 외로움을 꿋꿋이 버티면서 바다의 길을 비춥니다. 그래서 자기를 희생하는 등대지기의 마음이 거룩하고 아름답다고 하는 것이겠지요.

등대는 항해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문명의 확장을 도운 중요한 이정표이기도 합니다. 오랜 세월 바다의 길잡이로 역할을 맡아 왔습니다. 안타깝게도 기술의 발달로 항로의 표지로서의 기능은 쇠퇴했고, 등대지기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등대로서의 기능은 바다에서 중요합니다.

거센 파도가 몰아치다가도 어느새 잔잔한 파장을 남기는 봄바다는 이채롭습니다.

이런 바다 위에 등대까지 고즈넉히 서 있는 곳이 보인다면 잠시 차를 세우고 그 풍경을 묵묵히 바라보는 것도 코로나로 인해 답답해진 마음을 풀어놓는 방법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밤바다 위 배들의 길을 비추는 등대처럼 멈춰버린 지금의 일상이 어느 누구도 몸 상하지 않고 평온한 일상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글=허남윤기자 paulhur@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