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강릉 1.3℃
  • 서울 3.2℃
  • 인천 2.1℃
  • 흐림원주 3.7℃
  • 흐림수원 3.7℃
  • 청주 3.0℃
  • 대전 3.3℃
  • 포항 7.8℃
  • 대구 6.8℃
  • 전주 6.9℃
  • 울산 6.6℃
  • 창원 7.8℃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순천 6.7℃
  • 홍성(예) 3.6℃
  • 흐림제주 10.7℃
  • 흐림김해시 7.1℃
  • 흐림구미 5.8℃
기상청 제공
메뉴

(광주일보) “방사광가속기 국토균형발전위해 전남으로”

전남도, 500만 호남인들 염원 담아 오늘 유치계획서 제출
국내 가속기 5개 영남·충청에 쏠려…이젠 분산 배치해야

 

전남도가 청년·학생·과학인·학계·산업계 등 500만 호남인의 염원을 담아 29일 정부에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유치계획서를 제출한다. 정부의 부지 선정 기준이 수도권 인접지역에 유리하다는 일부의 우려를 극복하고 1조원대 대형 국책연구시설을 유치해 전남 미래 첨단과학산업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전남도에 따르면 이날 전남도의회가 의결한 ‘전남도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유치 및 재정지원 확약 동의안’을 넘겨받은 것을 끝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모하는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 부지 유치 계획서 준비를 마무리했다.
 
전남도는 유치계획서와 첨부 서류 등을 29일 인편으로 과기부에 접수하고, 다음달 7일께 발표 예정인 우선협상 대상지 선정 결과를 500만 호남인들과 함께 지켜볼 계획이다.

전남도는 정부의 구축 계획 발표 이전인 1년여 전부터 다목적(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를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에 유치, 전남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각오를 다져왔다.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의결한 ‘한전공대 설립 기본계획’에 방사광가속기 구축 계획이 포함된데다, 전남의 에너지신소재·의료바이오 산업, 광주의 인공지능(AI)·자동차 산업, 전북의 탄소 산업 등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산업계는 물론 광주과학기술원, 전남대·전북대·조선대·목포대·원광대 등 대형연구시설이 전무한 지역 대학의 유치 의지도 못지 않았다. 전남도는 충북 오창, 강원 춘천, 경북 포항 등 다른 3개 지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핵심 유치 전략으로 국토균형발전을 내세웠다.
 
산업화 이후 줄곧 낙후돼 지난 50년간(1970~2018년) 영남권은 364만명, 충청권은 137만명의 인구가 늘어날때 호남권 은 122만명 감소한 ‘지역간 불균형’을 강조할 계획이다. 미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국책연구시설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진정한 의미의 국토균형발전을 위해서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 호남 유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내 가속기 5개가 영남·충청권에 모두 쏠려있다는 점도 전남을 비롯한 호남권 전체가 4세대 방사광가속기 유치에 나선 이유로 작용했다.

현재 운영 또는 구축 중인 가속기 5기 가운데 포항에만 2기(3·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운영 중이고, 경쟁지인 충북 오창의 경우 불과 39㎞ 떨어진 대전에 1조4000억원짜리 중이온가속기가 2021년 완공을 목표로 구축 중이다. 경주에는 2012년 양성자가속기가 들어섰고, 부산에는 2023년까지 중입자가속기가 구축된다. 해외 주요국이 지진 등 재해 위험으로부터 대형국책연구시설을 지키려고 분산배치하는 것과도 동떨어진 정책적 결정이었다.

호남권을 제외한 영남·충청권에 대형국책 연구시설인 가속기 5개가 쏠려있고, 이마저도 상당수가 포항공대 발전 등 정책적 판단에 따라 공모 방식이 아닌 정무·정책적 결정에 따른 입지 선택이었다. 산업화에서 소외된 호남은 정권이 수차례 바뀌었지만 대형국책연구시설 등 미래먹거리 산업의 전초기지조차 배려받지 못하고,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타지역과 유치에 사활을 건 싸움을 벌여야하느냐는 울분이 지역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배경이다. ‘방사광가속기 호남권 유치위원회’가 지난달 31일 온·오프라인으로 서명운동을 시작한지 한 달도 안 돼 230만명의 서명을 받아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호남지역 3개 광역단체와 500만 호남인의 유치 의지와는 다르게 과기부의 부지 선정 기준이 수도권 인접지역에 기울었다는 점은 막판까지 논란이 됐다. 100점 만점에서 50점이 부여된 입지조건 분야의 경우 6개 세부 평가항목에서 ▲시설 접근성 및 편의성 ▲현 자원 활용 가능성 ▲배후도시 정주여건(인구 등) 등 3개가 위치나 접근성 위주로 구성됐다는 것이다.

명창환 전남도 기획조정실장은 “악조건에서도 500만 호남인의 염원을 담아 신중하게 유치계획서를 준비했다”며 “산업화에서 소외되고, 대형국책연구시설 배치에서 소외된 호남에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유치되도록 지역민과 함께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해 발생하는 X-선을 이용해 사람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물질의 기본입자를 분석하고 관찰하는 초정밀 대형연구시설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철강·의료·바이오·에너지·소재 산업 등 모든 산업에서 신기술과 신시장을 창출하는 시설이다. 정부는 오는 2028년 운영을 목표로 2022년부터 국비 8000억원 등 1조원대 사업비를 투입해 4세대 방사광 가속기 및 부속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