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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新팔도유람]경남 억새군락 상추객(賞秋客) 손짓

흔들리는 너, 일렁이는 나
가을이라서…

 

   

한폭 그림 속에 들어온 듯한 창원 주남저수지… 철새와의 조우 '선물'
'100대 명산' 창녕 화왕산·하늘과 맞닿은 합천 황매산 '은빛물결'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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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언제나 그랬던 것 같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울렁거려 고개를 돌려보면, 그 곳에 이미 가을이 와있었다. 흔히들 가을은 고독의 계절이라 한다.

뜨겁게 타오르는 단풍도 잠시. 높은 하늘에 닿지 못하고 쓸쓸히 떨어지는 낙엽 때문일까. 어쩌면 내내 방심하고 있다가 불현듯 한 해의 마지막으로 치닫고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지난달 28일 오후 찾아간 창원 주남저수지는 주말을 맞아 나들이를 나온 상추객(賞秋客)들로 북적였다.
 

각자 자리를 잡은 채 저마다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방문객 너머로 한 눈에 전부 담을 수도 없는 저수지와 고즈넉한 둑방길, 은빛 흐드러진 억새 군락이 어우러져 제법 운치있는 모양새를 이루고 있었다.

 

 

#경남을 대표하는 억새 군락지

= 억새는 가을의 대표 식물답게 가을이면 경남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창원 주남저수지와 창녕 화왕산, 합천 황매산의 억새 군락은 멋들어진 가을 풍경을 연출해 매년 많은 가을 나들이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깊어가는 가을, 매일 똑같은 도심의 풍경에 질렸다면 하얀 물결로 가득한 억새 군락지를 찾아 특별한 가을경험을 만들어 보자.

 

 

 

▲억새와 철새의 완벽한 궁합, 창원 주남저수지

= 창원시 의창구 동읍 대산면 일원에 위치한 주남저수지는 오랜 옛날부터 동읍, 대산면 농경지에 필요한 농업용수를 공급해주던 자연 늪이며 산남(96만㎡), 주남(403만㎡), 동판(399만㎡) 등 3개 저수지로 이루어진 배후습지성 호수이다. 주남저수지에는 제방을 따라 총 길이가 약 3㎞에 달하는 억새 군락이 조성돼 있다.

제방의 양 옆으로 우거진 억새밭 사이를 거닐고 있노라면 한 폭의 그림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산책로 곳곳에 벤치와 저수지 풍광을 전망하기 위한 데크가 마련돼 있어 여유롭게 가을을 만끽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인 장소다.

매년 가을이 되면 만개하는 물억새와 함께 기러기, 재두루미, 고니, 잠수성 오리, 물닭, 댕기흰죽지 등 다양한 철새를 탐조(探鳥)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주남저수지만의 장점이다.

▲산의 절경과 어우러진 억새 군락, 창녕 화왕산

= 창녕 화왕산(해발 757.7m)은 관룡산(해발 753.6m)과 하나의 산군을 형성하고 있는 창녕 대표 명산이다. 지난 2002년 10월에는 산림청에서 선정한 '100대 명산'에 포함되기도 했다.

화왕산 정상부에는 사적 제64호인 둘레 2.7㎞의 창녕 화왕산성이 있으며, 산성 내부와 주변에 국내 최대 규모(약 18만6천50㎡)의 억새 군락이 자리하고 있다. 매년 초가을이 되면 화왕산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억새의 은빛 물결이 장관을 이루기 때문에 상추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늘과 맞닿은 억새밭, 합천 황매산

= 합천군 가회면과 대병면에 걸쳐있는 황매산(해발 1천113m)은 합천의 진산이지만 가야산과 해인사의 명성에 가려 산행서적이나 관광지도에서도 찾기 힘들 정도로 무명의 산이었다. 덕분에 훼손되지 않은 아름다운 골짜기를 간직하고 있는 산이다.

특히 해발 900m 지점에 펼쳐진 한 폭의 그림같은 억새 평원은 철쭉과 더불어 황매산을 대표하는 볼거리다. 황매산은 해발 1천m가 넘는 높은 산이지만 해발 800m지점까지 차량진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을 하늘만큼 높은 곳에서 억새를 보기위해 많은 관광객이 즐겨 찾는다.

황매산 억새평원 바로 아래에는 오토캠핑장까지 위치하고 있어 가족단위로 가을 나들이를 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오토캠핑장 이용을 원하는 방문객은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하며 황매산오토캠핑장 홈페이지(http://camp850.com)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가을 전령사 억새

=억새는 외떡잎식물 벼목 벼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전국 산야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땅속에서 줄기를 옆으로 뻗으며 자라는데 개체에 따라 어른의 키를 훌쩍 넘기는 것도 있으나 보통 1~2m 정도 높이로 자란다. 한방에서는 약재로 이용하기도 한다.

#갈대와 억새 구별 TIP

= 바람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며 은빛이나 흰색을 띤다면 억새다. 갈대는 고동색에 가까운 갈색을 띤다. 두 식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뿌리다. 억새는 곧고 짧은 뿌리가 촘촘히 얽혀 포기나누기를 하는 것처럼 증식하고 갈대는 뿌리가 굵고 통통하다.

 

경남신문/이한얼기자 leehe@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