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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新팔도유람] 경북영덕 '대게축제' 강구항으로 뽀얀 살맛보러 오이소~

커서 대게? 대나무처럼 쭉 뻗어 대게 !
KTX 타면 포항 거쳐 3시간내 도착
블루로드·풍력발전단지등 관광명소 유명

 

태조왕건도 반한 맛 200여개 음식점 '식객 유혹'
올 어획량 크게 줄어 작년보다 30% 가격 올라
크기보다 속살이 중요… 다리살 살짝 만져봐야
낚시·경매·셰프음식 등 '풍성한 체험프로'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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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움츠렸던 만물이 꼬물꼬물 기지개를 켠다. 한낮 따스한 볕과 바람 또한 얼굴을 간질이는 듯하다. 봄처녀가 저만치서 살랑살랑 다가서고 있다. 나들이 가기 좋은 계절에 식도락이 빠질 수 없다. 지금 동해안은 대게가 제철이다.

대게의 고장 영덕의 또 다른 자랑 복사꽃이 아름답게 필 무렵, 이달 31일부터 내달 3일까지 '영덕대게축제'가 열린다. 문화관광축제 유망축제로 지정된 '영덕대게축제'가 열리는 영덕 '강구 대게거리'로 떠나보자.

 

■대게는

=크다는 뜻이 아니라 다리가 대나무(竹)처럼 쭉 뻗었다는 의미로 붙여졌다. 살이 꽉 찰수록 흰 속살이 비쳐 들어보면 밑바닥이 희다. 홍게와는 색깔에서 확실히 구분된다. 최근 연안 근해에서 영덕대게의 변종으로 생각되는 일명 너도대게(청게)도 많이 잡힌다. 너도대게는 영덕대게와 붉은대게(홍게)의 자연 교잡종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형태학적으로도 중간 특성이 있으며, 서식하는 분포수심 역시 영덕대게와 붉은대게의 중간 심해이다.

대게는 단순히 쪄서 먹는 것만으로도 다른 양념이 필요 없이 독특한 향과 맛을 낸다. 껍질에 많이 든 키틴은 체내 지방 축적을 방지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작용으로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며 지방 함량이 적어 맛이 담백할 뿐만 아니라 소화도 잘 되어 환자나 허약체질 노인들에게도 좋은 음식이다.

■오시는 길

= KTX를 이용하려는 관광객들은 포항까지 KTX를 타고 와서 대게축제장까지 시외버스나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2시간50분이면 충분하다. 개별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포항쪽에서 7번 국도를 이용하거나 안동 방면에서 34번 국도를 이용하면 된다. 연말이면 상주~영덕 고속도로가 개통돼 수도권과 충청권 주민들도 동서4축고속도로를 통해 보다 편리하게 영덕으로 올 수 있다.

■주변 볼거리

= 해안 64km를 따라 걷는 영덕블루로드 도보여행과 영덕풍력발전단지, 해맞이공원, 대게원조마을, 항일의병장 신돌석 장군 생가, 괴시리 전통마을 등 관광자원도 유명하다. 문의:영덕군청 해양수산문화관광과 054-730-6561 6393 영덕관광포털 http://tour.yd.go.kr.

 

 

# 영덕대게 하면 강구항

영덕대게 시발점은 고려 태조 왕건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기 930년 왕건이 안동에서 후백제 견훤과의 안동전투에서 승리한 후, 지금의 강구항에서 북쪽으로 10여km 떨어진 영덕읍 축산면 차유마을에 들렀다.

이곳에서 왕건은 영덕대게를 처음 먹고 그 뛰어난 맛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강구는 일제강점기 어항으로 새롭게 주목받으면서 대게의 거리로 명성을 얻었다.

포항에서 7번 국도를 따라 20분 정도 북쪽으로 달리다 보면 국도변 왼편에 대게 모양 대형 조형물(대게누리 공원)이 눈에 띈다. 가로변에는 대게 축제 깃발들도 줄지어 펄럭이며 손님들을 맞이한다. 대게누리 공원을 지나 20분 정도 더 달리면 강구항이다.

아무리 초행길이라도 단박에 이곳이 대게의 고장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대게 관련 음식점 200여 개가 있는 영덕군 강구면 대게 거리는 국도변 오른쪽으로 오십천을 사이에 두고 있지만, 상점마다 대형 대게 조형물을 경쟁이라도 하듯 건물 외벽에 장식해 놨다.

강구항으로 들어가는 교량으로 진입하자마자 맛의 사열이 시작된다. 해풍에 실린 갯내음 너머로 대게 상가의 찜통에서는 하얀 김이 하늘로 퍼지고, 향긋한 대게냄새가 식객들의 침샘을 자극한다.

올해는 1월 어획량이 크게 줄어 가격이 지난해보다 30% 정도 값이 올랐다. 크기와 속살의 찬 정도에 따라 상중하품으로 나뉜다. 포획이 가능한 최저 크기인 게딱지 9cm 정도를 영덕에서는 '치수'라고 표현한다.

현지인들은 "대게의 맛은 크기가 아니다"고 단언한다. 잡은 지 얼마나 됐는지, 살이 얼마나 찼는지가 맛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수족관에 오래 둔 것이라면 당연히 살이 빠진다. 크더라도 먹을 게 없는 '물게'가 되어버린다.

식당에서 사먹어도 되고, 아니면 대게만을 구매한 후 쪄주는 가게로 가져가 먹어도 된다. 가격은 대부분 시세이다. 흥정할 때 다리를 꼭 살짝 만져보고 살이 찼는지를 확인해 보길 권한다.
 

 

#"니들이 대게축제를 알아?"

이달 말부터 나흘 동안 열리는 올해 영덕대게축제. 관광객들에게 '뭔가 보여줘야 한다'며 주최측은 벌써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 지난해부터 영덕대게 홍보대사는 '꽃보다 할배'의 '구야 형' 배우 신구 씨가 맡고 있다.

'니들이 게맛을 알아?'라는 광고로 시청자들과 친숙해진 이미지가 축제와 딱 어울리기 때문이다. 올해 축제 슬로건도 '니들이 영덕대게축제를 알아? 대게 좋아~! 대게 좋아~! 영덕!'이다.

이달 31일 대게 원조마을인 축산면 경정마을에서 열리는 '대게축제 성공 기원제'가 축제의 개막을 알린다. 이어 강구항 대게 거리에서 오후 5시40분부터 거리공연과 함께 개막선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축제의 막이 오른다. 강구거리 곳곳에서 각종 공연프로그램과 체험프로그램이 나흘간 펼쳐진다.

특히 5대 체험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출발! 영덕대게달리기 ▲대박! 황금영덕대게낚시 ▲떴다! 영덕대게올리기 ▲깜짝! 영덕대게경매 ▲꿀꺽! 영덕대게 쉐프음식 등으로 적은 비용으로 대게 맛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주최 측이 특히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는 해마다 지적되는 교통체증 문제이다. 올해는 강구대게거리 행사장 인근은 차량 통행과 주차가 전면통제된다. 대신 해안도로와 대게축구장길을 이용해 연안항 조성지 주차장을 활용할 계획이다. 관광객들은 걸어서 축제장으로 이동하거나 주최 측이 마련한 마차를 이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희진 영덕군수는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 유망축제 지정을 계기로 앞으로 영덕대표축제를 넘어 전국적인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 영덕군과 축제위원회가 어느 때보다 손님맞이 준비에 분주하다. 또한, 이번 대게축제를 계기로 관광객이 다시 찾을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영덕주민들도 내 고장 대표축제로 위상을 높이고 내실을 다지기 위해 마음을 모으고 있다"고 했다.

김대호기자 dhkim@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