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 차원의 정책 결정 없이 지자체 현장에서부터 도입된 무상급식은 실행과정에서 다양한 오류를 낳는다. 현행법을 겉돌며 복잡하게 운용되는 탓에 행정력 낭비는 물론 여러 돌발변수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18일 경기도교육청과 도내 시·군에 따르면 현행 학교급식법은 급식에 필요한 경비를 크게 세가지로 구분한다. 급식시설·설비비, 운영비(연료·인건비 등), 식품비 등이다. 이 중 시설·설비비는 부담주체가 교육청이지만 국가나 지자체가 지원할 수 있다. 운영비는 교육청 부담을 원칙으로 하되 보호자가 일부를 부담할 수 있고, 식품비는 보호자가 내는 것이 원칙이다. → 그래픽 참조 그러나 현실에선 보호자에게 급식비를 걷지 않는다. 교육복지 차원에서 교육청과 지자체가 '무상'급식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도교육청과 각 지자체는 2019년 임의조항으로 신설된 학교급식법 제8조 4항과 제9조를 근거로 무상급식을 시행중이다. 이들 조항에는 '지자체가 보호자가 부담할 경비와 학교급식에 필요한 식품비 등을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 현행법상 각 시·군은 언제든 지원을 끊을 수 있다. 급식비를 지원하는 것이 법상 의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교육현장에 안착한 무상급
2010년 농어촌 지역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2019년 경기도 모든 유·초·중·고에 도입된 무상급식. 학부모들에게 이제 급식비는 '당연히 안내는 비용'이라는 인식이 생길 정도로 현장에서 자리잡았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다. 170만명 학생에게 제공되는 급식을 위해 학부모와 학생의 부담을 대신 짊어진 교육청과 지자체들 사이에선 지금 누가 얼마를 분담할지를 두고 줄다리기가 팽팽하다. 무상급식 예산을 두고 총성 없는 전쟁을 시작한 경기도내 지자체들과 경기도교육청의 갈등을 3회에 걸쳐 들여다보고, 당연하게 여겨지는 '애들 밥값'에 대한 물음을 던져본다. → 편집자 주 무상급식에 필요한 예산 부담을 두고 경기도 각 시·군과 도교육청 사이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역대급 재정난 속에서 학교급식경비 분담금이 큰 부담이 된다는 지자체와 무상급식의 취지와 역사성을 강조하는 도교육청의 입장 차가 상당하다. 16일 도내 지자체와 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무상급식 경비는 지역별 학생수와 재정자립도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도교육청이 51.3%, 경기도가 14.2%, 각 지자체가 34.5%씩을 분담한다. 무상급식 예산은 도교육청이 매년 8월마다 내년에 필요한 금액을 계산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