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강릉 1.3℃
  • 서울 3.2℃
  • 인천 2.1℃
  • 흐림원주 3.7℃
  • 흐림수원 3.7℃
  • 청주 3.0℃
  • 대전 3.3℃
  • 포항 7.8℃
  • 대구 6.8℃
  • 전주 6.9℃
  • 울산 6.6℃
  • 창원 7.8℃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순천 6.7℃
  • 홍성(예) 3.6℃
  • 흐림제주 10.7℃
  • 흐림김해시 7.1℃
  • 흐림구미 5.8℃
기상청 제공
메뉴

(대전일보)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한밤의 악몽'…재만 남았다

사투 끝 13시간 만에 초진, 잔불 정리 중
타이어 성형 압출기계서 발화
2공장 전소…타이어 21만개 불타

12일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을 뒤덮은 화마가 소방당국의 사투 끝에 13시간(초기 진압) 만에 겨우 잡혔다. 

대전공장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한 건 2014년 이후 9년 만이다. 사망자 등 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장기간의 생산 차질과 매출 저하, 주변 상권의 경제적 타격은 불가피해졌다. 

13일 대전시와 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12일 오후 10시 9분쯤 대덕구 목상동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불이 나 발화 13시간 만에 초기 진압됐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헬기 9대를 포함한 장비 221대, 소방관 등 849명에 대용량 방사포 차량도 투입됐다. 

이 화재로 북쪽 2공장이 전소되고, 물류창고에 겹겹이 쌓여 있던 타이어 21만 개가 불에 탔다. 연기를 마신 작업자 10명과 발목을 다친 소방대원 1명 등 11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귀가했다. 

화재로 유독성 매연과 가스가 분출하면서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일부 아파트 단지에 불꽃이 튀면서 잔디밭과 화단에 불이 번졌고,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소화기로 긴급 진화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신탄진중, 신탄중앙중, 이문고 등 3개 학교는 등교 대신 재량 휴업을 하거나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관할 기초단체인 대덕구는 화재 피해가 수습될 때까지 비상근무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한국타이어는 전소된 2공장을 포함해 대전공장 가동을 멈추고, 전면 생산 중단에 돌입했다. 앞으로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한 뒤, 국내외 다른 생산거점으로 물량을 분산할 방침이다. 

소방당국은 제1·2공장으로 나뉘어 있는 공장 중 북쪽 2공장 가운데에 위치한 12동 가류공정(타이어 반제품을 고온·고압에 쪄 완제품으로 만드는 기계)의 타이어 성형 압출기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공장 12동에서 발화한 불은 근처 타이어 원료 등에 옮겨 붙은 뒤, 강풍을 타고 순식간에 2공장 내부 약 8만 7000㎡를 태웠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은 9년 전인 2014년 9월 30일에도 1공장 물류창고에 불이 나 12시간 만에 꺼졌다. 당시 창고 내부와 18만 3000여 개의 타이어를 태워, 소방서 추산 66억 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냈다. 

9년만에 비슷한 화재가 또다시 발생하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불이 난 2공장은 철골 구조물로, 난연성 플라스틱 패널을 내장재로 사용했다. 소방법상 기준을 충족한 시설물이다.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와 화재 경보 등 소방시설이 정상 작동했지만, 초기 대응에는 결국 실패하면서 관리 소홀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 이장우 대전시장은 가동 중단된 한국타이어 공장을 찾아 현장을 직접 살피고, 사투를 벌인 소방대응팀을 격려했다. 소방 당국은 완진 이후 정확한 피해 규모와 화재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한국타이어 대전·금산 공장에선 지난 2002년 이후 수차례 화재가 반복되고 있다. 2002년 3월 금산공장 원료공장을 시작으로 2006년 2월 대전공장 작업동, 2010년 4월 금산공장 변전실, 2014년 9월 대전공장 1공장 물류창고 등 4년에 한 번씩 화마를 겪었다. 이번 화재는 9년 만에 발생한 것으로, 약 20년 동안 5번의 화재를 겪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