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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주말 ON- 여기 어때] 남해 독일마을과 맥주축제

남해의 멋에 취하고 독일의 맛에 취하다

남해 독일마을은 1960~1970년대 머나먼 이국땅 독일 탄광과 병원으로 가서 조국 근대화를 이끌어 낸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고국 정착을 위해 조성된 곳이다. 그들이 살아온 독일을 따뜻한 대한민국의 남쪽 보물섬에서 느끼며 살 수 있도록 마련한 그리움의 종착역 같은 곳이다.

 

 

◇보물섬 남해 속에 둥지를 튼 작은 독일= 독일마을 조성은 지난 1997년 한국 최초로 사계절 푸른잔디구장을 남해군에 조성하면서 그 잔디를 수입한 독일 노드프리슬란트군과 자매결연 과정에서 도움을 준 베를린과 함부르크 교민들이 한국 정부에 독일마을을 조성해 달라고 부탁하면서 역사가 시작됐다. 당시 남해군수였던 김두관 군수는 해외에 있는 자국민을 국내로 유치하는 건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는 외교부를 설득하며 2000년, 2001년에 걸쳐 베를린, 함부르크, 본, 마인츠, 카셀 등지에서 4차례에 걸쳐 독일 순회 투자유치 설명회를 열고 50여명의 투자 의향을 받았다. 이후 독일 교민 대표들이 선택한 드넓은 물건 바다와 아름다운 물건숲이 보호해 주고 있는 삼동면 물건리와 봉화리 일대 9만0000여㎡ 부지에 50가구 규모의 택지조성공사를 시작했고 2002년부터 택지를 분양 받은 파독 간호사와 광부들은 독일에서 직접 건축자재를 가져와 전통독일양식으로 집을 짓기 시작한 게 시초가 됐다. 이렇게 조성된 이국적 풍광과 서사가 가득한 독일마을은 그 후 드라마 ‘환상의 커플’의 촬영지, 영화 ‘국제시장’,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등 다양한 장르의 무대와 배경이 됐으며 2020년 11월 기준 44가구 77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독일마을 일대는 특색 있는 가게와 카페로 즐비하다. 독일식 수제맥주 브루어리 투어가 가능한 양조장이 있으며 독일식 튀김족발인 슈바인 학센과 독일식 돈가스인 슈니첼 등 다양한 독일식 음식을 독일 맥주와 함께 맛볼 수 있는 카페도 많다. 이러한 남해 독일마을의 문화와 맥주, 소시지, 퍼레이드 등을 만끽할 수 있도록 독일 뮌헨의 옥토버페스트(octoberfest)를 모태로 한 독일마을 맥주축제가 지난 2010년 시작해 현재까지 대표적인 맥주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독일마을광장 맞은편의 원예예술촌뿐 아니라 승용차로 5분 거리인 봉화리 1311에 위치한 양마르뜨 언덕은 양떼와 더불어 맑고 시원한 계곡으로 사랑 받고 있으며 그 밖에 남해편백휴양림, 바람흔적미술관, 나비생태공원 등 다양한 관광지들이 주변에 있다. 이 같은 풍경들을 몽땅 만나볼 수 있는 바래길7코스 화전별곡길을 걷고 싶다면 독일마을광장을 지나 화천변을 따라 걸어가면 된다.

지난 2014년 6월 28일 개관한 파독전시관은 독일 광부, 간호사의 삶과 애환, 그 속에서도 단 한 순간도 잊지 않았던 고국에 대한 그리움과 가족에 대한 간절함을 담아낸 공간이다.

 

 

 

 

 

고국으로 돌아와 여생을 남해독일마을에서 보내고 있는 경제 역군들의 삶을 더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누는 공감의 장소인 파독전시관은 대한민국의 근대화 역사가 타임 터널로 제시된다.

지하 1200m 갱도에 들어설 때마다 느꼈을 생의 절박함을 재현한 통로를 따라 걸어가면 파독광부가 광산에서 사용했던 작업 도구와 작업복, 거구의 독일인을 상대로 ‘코리아 엔젤’이라는 찬사를 들어온 파독간호사의 병원생활도 생생히 살펴볼 수 있다. 특히 10분 미만의 동영상에는 이들의 파독 배경과 애환의 과거, 남해독일마을에서의 인생 2막 등 이야기가 담겨 있다.

 

◇3년 만에 돌아온 독일마을 맥주축제= 코로나19 확산 이후부터 개최되지 못했던 제10회 독일마을 맥주축제가 2년 만에 다시 관광객을 맞는다.

오는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3일간 대면으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초록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진 주황색 지붕의 이색적인 독일식 주택, 유럽풍의 거리문화와 먹음직스런 소시지와 맥주가 기다리고 있는 삼동면 독일마을 일원에 펼쳐진다.

 

 

‘남해에서 만나는 독일, 맥주로 하나 되는 남해’를 주제로 개최되는 맥주축제는 2010년 독일마을의 주민 주도로 시작돼 1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올 정도의 남해군 대표축제로 성장했으며 독일마을을 알리는 장소 브랜딩에도 큰 역할을 해왔다.

올해로 10회를 맞이한 독일마을 맥주축제는 ‘주민참여형 축제’를 지향한다. 독일마을 주민뿐만 아니라 독일마을 상가, 이웃 마을의 주민들도 축제에 적극 참여하도록 하는 등 상생하고 화합하는 축제의 장으로 마련된다.

 

 

 

남해 대표 축제라는 브랜드에 걸맞게 이웃 주민과의 상생과 협력을 중심에 두고 ‘맥주축제추진단’을 구성해 주민들과의 소통으로 이 축제를 준비해 오고 있다. 기존 도이처플라츠 광장 중심으로 이뤄지던 축제의 공간적 외연을 넓혀 독일마을 상가거리로까지 확대해 유럽문화거리로 조성, 체험 및 즐길 거리가 이어지도록 한다. 또 이웃 봉화마을, 물건마을 등 다수 마을주민이 참여해 남해 특색이 담긴 음식을 제공함으로써 선택지를 넓힐 예정이다.

형형색색의 꽃장식과 오크통 마차 등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 행사는 퍼레이드가 막을 연다. 개막식 퍼레이드는 독일마을 상가마을부터 시작해 오크통 마차와 함께 광장 주무대까지 펼쳐진다.

이어 무대에서는 오크통 개봉 퍼포먼스가 열린다. 다같이 ‘프로스트(prost)’라는 건배를 외치며 함께 맥주잔을 부딪치는 것은 것으로 즐거운 축제의 본격 개막을 선언한다.

‘아일랜드 형식의 맥주 펍 부스’를 별도로 제작해 축제 공간의 랜드마크 공간으로 조성한다. 특히 오크통을 이용한 ‘스탠딩 테이블’과 생동감 있는 장식은 축제장 어디에 카메라를 대더라도 다양한 포토 스팟이 돼 줄 것이다.

 

 

 

이 밖에도 체험존 구역을 별도로 마련해 맥주 빨리 마시기, 맥주잔 높이 쌓기 등의 게임과 마술공연, 비눗방울 등 참여형 무대 프로그램이 이뤄지며, 전통 의상 대여 및 기념품 판매 등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10월 1일 오후 2시부터 독일마을 인근 ‘엘림 마리나 리조트 콘서트홀’에서 특별한 전문가 포럼이 열린다. 독일마을의 지속 가능성이란 주제의 포럼을 통해 지역과 미래에 대해 소통한다.

2일 오전 10시부터 낮 1시까지는 독일마을 광장 주무대에서 화려한 칵테일 경연대회가 열린다. 이는 지역 내 인재 양성에 앞장서고 있는 경남도립남해대학과의 연계 행사로써 색다른 볼거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군은 이번 축제기간 동안 체류형 관광을 위한 남해형 숙박대전 프로모션을 진행해 1박 이상 체류하는 방문객에게 최대 43% 할인되는 숙박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김호철 기자 keeper@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