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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해외 첫 5·18 기념일 지정 뿌듯…세계로 뻗는 5·18 되길”

미국 캘리포니아주 5·18 공식 기념일 제정 주역 최석호 의원 인터뷰
“5·18 왜곡 바로잡고 싶어 발의” 본회의 만장일치 통과
데이비드 김 “내년 7개 주·영국 등 유럽서도 기념일 추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5·18민주화운동의 날’이 공식 지정<광주일보 2022년 8월 2일자 6면>됐다. 5·18민주화운동이 해외에서 공식 기념일로 지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9일 새벽(캘리포니아 현지 시각 8일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회 본회의에서 ‘5·18민주화운동 결의문’과 매년 5월 18일을 ‘5·18민주화운동의 날’로 제정하는 의안인 ‘HR120’이 참석 의원 67명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5·18기념재단, 광주시 관계자들은 현지에서 국외 첫 5·18 기념일 지정 등을 담은 결의안 채택 과정을 지켜봤다.
 

 

결의안을 대표 발의한 최석호(공화당) 의원과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제정 준비위원회’ 관계자 등 200여명은 의회 인근 호텔에서 올 1월부터 준비해온 결의안이 통과된 것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고 기쁨을 만끽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5·18 기념일 지정에 앞장선 최석호(78) 의원과 데이비드(David) 김(56) 준비위 사무총장은 결의안 통과 직후 광주일보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해외에서 처음으로 5·18기념일을 지정한 곳이 미국 캘리포니아라는 점이 자랑스럽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5·18민주화운동이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전 세계인의 5·18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최 의원과 함께 교민사회 여론 조성을 통해 결의안 채택을 이끈 김 사무총장은 5·18 당시 광주 살레시오고 학생으로 ‘소총을 들고 계엄군과 맞서 싸운 시민군’이라서 감격이 더했다고 한다.
 

 

최 의원은 “동료 의원들이 만장일치로 결의안을 통과시켜준 데 대해 감사하다”고 사의를 표시하면서도 “심의 과정에서 단 한 번의 제지없이 본회의장에 결의안이 올라오고 만장일치로 통과됐다는 것은 캘리포니아주 하원의 모든 의원이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있어서 5·18민주화운동의 가치를 인정했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자신이 5·18기념일 제정에 앞장선 이유에 대해선 “한국 정부가 5·18민주화운동을 공식 정부 기념일로 지정하고 유네스코도 5·18기록물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는데도 5·18에 대한 왜곡과 폄훼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의 국가로 전 세계인이 꼽는 미국에서 5·18을 기념일로 지정해 이러한 왜곡과 폄훼가 계속되는 것을 바로 잡고 싶었다”고 의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나주시 다시면 출신의 최 의원은 광주고를 졸업한 뒤 1968년 도미했다. 5·18 당시 미국에 있었지만 신문·방송을 통해 광주 소식을 접하며 마음 아파했다는 점도 털어놨다.

최 의원은 이날 5·18 결의안 통과라는 결과물은 사실상 캘리포니아에서 매년 5·18을 기념하는 동포들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고 교민사회에 공을 돌렸다.

데이비드 김 사무총장 역시 광주일보 인터뷰에서 “오늘은 가슴이 먹먹해지는 날”이라고 했다.

김 사무총장은 1980년 5월 당시 살레시오고 1학년으로 5·18을 직접 겪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학생 신분이었지만 총을 들고 시내를 누비며, 전두환 일당의 무자비한 진압을 보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울분을 느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금남로에선 내 옆에 있던 시민이 총에 맞기도 했고, 상무관에는 시체들이 넘쳐났다”고 기억했다. 김 사무총장은 결의안 통과 전 캘리포니아주 하원들의 발언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원 의원들도 5·18의 역사와 의미, 가치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결의안 채택에 동의한 것이라는 의미다.

김 사무총장은 “본회의에서 결의안 관련 주요 발언에 나선 켄 쿨리(KEN COOLEY·민주당) 의원은 한국으로 치면 법사위원장”이라며 “켄 쿨리 의원은 ‘5·18 푸른 눈의 증인’이라는 책을 다 읽고 5·18의 역사와 의미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여야 가리지 않고 만장일치로 결의안이 통과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5·18 푸른 눈의 증인’이라는 책은 1980년 5월, 광주와 나주 등을 오가며 미국 평화봉사단 소속 폴 코트라이트(64·Paul Courtright)씨가 자신이 목격한 5·18을 다룬 책으로 2020년 한국과 미국에서 발간됐다.

김 사무총장은 “캘리포니아주에 그치지 않고 내년에는 뉴욕·워싱턴·애리조나·조지아주·일리노이주·텍사스주·유타주 등 7개 주와 영국과 유럽에서도 공식 5·18기념일을 추진하려고 준비 중”이라며 “이미 동남아에서는 5·18이 민주주의의 교과서이고 북미와 유럽까지 퍼지면 정말 5·18은 세계화를 맞는 것이다”고 웃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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