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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귀가하던 20대 돌연사…광주 ‘마약 안전지대’ 아니었나?

혈액서 치사량 마약 성분 검출
경찰, 유통경로 등 수사 확대
광주경찰, 최근 5년간 981명 검거

 

 

도심 클럽에서 밤을 보낸 뒤 새벽 귀갓길에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다 광주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숨진 20대 남성의 혈액에서 치사량을 웃도는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은 사망 원인을 가리기 위해 9일 시신을 부검하기로 하는 한편 사건에 사용된 마약의 유통 경로, 투약 장소 규명과 공범 검거 등을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8일 광주동부경찰에 따르면 A(27)씨가 지난 5일 오후 7시께 광주시 동구 전남대병원 응급실에서 숨졌다. A씨는 이날 새벽 4시께 친구 2명과 함께 차에 타고 귀가하던중, 호흡곤란 증세가 나타나 119구조대 도움을 받아 북구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전남대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었다.

A씨의 혈액에서 치사량을 웃도는 마약류 성분이 검출되자 병원 측은 이를 경찰에 신고했다. 병원 측 분석 결과 A씨 혈액에서는 수면유도제의 일종인 케타민 성분과 엑스터시 등이 검출됐다. 경찰은 이 가운데 케타민은 치료 과정에서 투여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며, A씨 사망 원인으로는 엑스터시 과다 투약을 높게 보고 있다.

A씨 지인인 20대 남성 2명은 사건 초기 경찰에서 “상무지구 ○○○클럽에서 친구 A씨와 함께 놀다 북구 집으로 바래다주던 중 차 안에서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고 쓰러졌다”며 “클럽에서 마약 투약 등 수상한 낌새를 눈치채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숨진 A씨는 마약과 관련된 범죄에 연루됐거나 처벌된 이력은 없는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그러나 20대 남성인 A씨가 마약 과다 투약(추정)으로 숨지는 이례적 사고가 났다는 점에서 강도 높은 수사를 예고하고 나섰다. 우선 9일 전대병원에서 A씨의 시신을 부검해 사인을 명확히 하기로 했다. 스스로 마약을 투약하지 않았을 가능성까지 거듭 확인하고, A씨의 몸에서 발견된 경미한 상처 등이 사망에 미쳤을 가능성은 없는지 등을 가린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A씨가 마약을 투약하게 된 경위, 마약 유통 경로, 투약 장소 규명에도 수사력을 모으기로 했다. 당사자들은 부인하고 있으나 A씨와 함께 클럽에 갔던 지인 2명에 대해서도 마약 투약 등 연루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경찰은 상무지구 클럽 안팎의 CCTV 영상에선 현재까지 사망과 관련된 뚜렷한 단서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A씨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확보해 유통경로도 조사할 방침이다.

광주에서는 매년 적잖은 마약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광주 경찰이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검거한 마약 사범은 981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30%(302명)는 외국인이다.

이들이 사용한 마약의 종류는 엑스터시, 대마, 리서직산 디에털아마이드(일명 LSD) 등 다양하며 투약 장소와 마약사범의 직업 등은 일정치 않다.

적발된 마약사범의 연령대는 해를 거듭할수록 낮아지고 있다. 마약류 거래가 주로 경찰 수사망을 피해 텔레그렘을 통해 이뤄지고 대금도 비트코인으로 결제되면서 고령층 접근이 쉽지 않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실제 지난달 28일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박현수)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이모씨 등 일당 5명은 모두 30대 초중반이었다. 직업은 회사원, (학원) 강사, 드론 운전원 등으로 다양했다. 이들이 사용한 마약류는 대마와 LSD로 투약 장소는 상무지구 식당, 모텔, 아파트 등으로 일상 속으로 파고드는 모습이다.

도심 텃밭 등에서 마약의 원료가 되는 양귀비를 밀경작했다가 개화 시기에 맞춰 특별 단속에 나선 경찰에 적발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광주 경찰은 지난 4월 마약류 특별단속에 나서 최근까지 모두 4명의 마약사범을 적발했다. 지난해 4월부터 7월까지 넉 달간의 특별 단속에서 올린 실적(4명 검거)을 올해는 불과 한 달 동안 거둔 것이다.

적발된 이들이 재배한 양귀비는 마약 원료가 되는 품종으로 이들은 각각 수십 주~수백 주씩 재배했다가 모두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