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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공공산후조리원' 인기가 반갑지 않은 지자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아이 낳기 좋은 경기도'를 만들겠다며 설립한 공공산후조리원이 큰 인기를 끌며 '예약 전쟁'까지 빚어지고 있다.

하루 접수 인원 수는 24~26명으로 정해져 있고 방문 예약이 우선이라 새벽부터 줄을 서야 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하지만 일선 지자체는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사업참여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정부 차원의 예산 지원 등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월 초 출산을 앞둔 A씨는 예약을 위해 지난 6월 여주 공공산후조리원을 방문했다. 직장에 휴가를 낸 남편과 함께 집에서 1시간, 출산예정 병원에서 1시간 30분이 걸리는 먼 거리를 달려갔다. 오전 7시20분에 도착했지만 27번째로 도착해 대기명단에 이름도 적지 못한 채 돌아와야 했다.
 

경기도 설립 여주 1곳뿐… 요금싸고 최신설비, 새벽부터 '예약 전쟁'

내년 포천 1곳외 예정 없어… 예산부족 등 원인, 정부차원 지원 절실

 

여주에 사는 B(35)씨도 2년 전 오전 8시께 산후조리원에 가 겨우 한 병실을 예약했다. 조산 위험이 있어 집에서 안정을 취해야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B씨는 "2년 전이라 경쟁이 덜한 편이었다"며 "지금은 예약 경쟁이 더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주 공공산후조리원의 인기 비결은 '저렴한 가격'과 '높은 안전관리 수준'이다. 공공산후조리원은 민간에 비해 이용요금이 최대 65% 저렴하며, 신생아 음압격리실 등 감염예방시설을 설치해 신생아와 산모가 안전하게 지내도록 돕는다.

 

 

 

 

이에 경기도 각 시·군에서 산모들이 모여들고 있다. 지난해 여주 공공산후조리원의 평균 가동률은 81%이며 올해 가동률도 90%가 넘는다.

산후조리원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예약은 점점 어려워지는 실정이다. 여주 공공산후조리원은 오전 7시부터 방문 순서대로 명부를 작성하고, 9시부터 예약을 진행한다. 병실이 13개뿐이라 다둥이들이 있을 땐 24명, 없을 땐 26명의 산모를 받는다.

여주 공공산후조리원 관계자는 "오전 6시30분에도 20명이 넘게 기다린다"며 "예약을 못 하고 돌아가시는 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도내 6곳(동두천, 연천, 과천, 가평, 광주, 양평)은 산후조리원이 없고 공공산후조리원 역시 여주 1곳뿐이다.

경기도가 내년 포천 공공산후조리원 설립을 준비하고 있지만, 그 외 추가 설립 예정은 없는 상황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여러 지자체에 공모했었지만 여주, 포천 외에 신청하는 지자체가 없었다"고 했다.

지자체 역시 참여를 꺼리는 상황이다. 동두천 관계자는 "경기도에서 요구했던 200평(660여㎡) 이상의 민간임대건물과 감염병 관리를 위한 응급의료기관, 인력을 확보하기 힘들어 참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출산율이 높지 않아 신청하지 않았다는 곳도 있었다. 가평군 관계자는 "산모가 얼마 없어 하나 있던 분만기관도 사라졌다"며 "수요가 없을 것 같아 신청에 부담이 있었다"고 말했다.

/공지영기자·이자현수습기자 nature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