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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한국의 이소룡’ 꿈꿨던 장태식, 이소룡 곁으로 가다

남원 출신 택견 고수, 투병 끝에 지난 5일 작고
이소룡을 너무 흠모해 이소룡과 같은 철학과 진학
유명세 이후 2005년 영화 '거칠마루' 주연 맡기도
5년 전 귀향해 체육회에서 복싱 등 생활체육 지도

 

‘한국의 이소룡’을 꿈꾸며 영화 주연까지 맡았던 남원 출신 택견 고수 장태식 씨가 투병 끝에 지난 5일 유명을 달리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향년 46세.

고인은 2001년 KBS‘인간극장-고수를 찾아서’에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2005년 영화 ‘거칠마루’에서 주연인 청바지역을 맡아 무도와 연기력을 과시했다. 이 영화는 2005년 전주국제영화제에 선보였다.

뒤늦게 알려진 사실이지만 2001년 그가 인간극장에 출연했을 때부터 그의 무예를 당해낼자가 없었다고 한다. 다만 프로그램 콘셉트가 고수에게 지도받는 형태였기 때문에 그의 실력은 감춰졌다.

당시 인간극장에서 장 씨는 종합격투기 단체 TFC 미들급(-84㎏) 챔피언이 되는 극진공수도 강자 김재영을 상대로 선전하면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유족들에 따르면 고인은 어렸을 때부터 이소룡을 흠모하면서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쿵푸, 태권도 등 다양한 무술을 익히며, 무도의 길에 들어섰다.

고인의 사촌 여동생은 “어렸을 때 오빠 집에 가면 항상 이소룡이 나오는 비디오를 틀어놓고 푹 빠져 있었다”며, “최근까지도 자신이 직접 영화 시나리오를 쓰며 무술영화에 대한 꿈을 잃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인은 워싱턴대학교 철학과를 중퇴한 이소룡처럼 전북대학교 철학과에 진학했다가 군 제대이후 “무술에 전념하겠다”며 학교를 나왔다. 이소룡과 같은 길을 걷기로 한 것이다.
 
2000년 아마추어 복싱 전북 대표 출신이기도 한 고인은 택견과 다른 투기 종목을 접목해 택견 인프라를 넓히려고 노력해왔다. 현역 시절에는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장칼’이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각종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슬하에 2남을 둔 고인은 아이들을 보다 자유롭게 키우고 싶은 생각에 4~5년 전 고향 남원으로 내려왔다. 그는 이곳에서 생활체육지도자 길을 걸으며 후학 양성을 하고 동시에 손등수련과 국궁 등 무예수련을 계속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1년 전 쯤 몸에 이상이 생겨 투병해왔다.

절권도라는 무술을 창시한 이소룡 같은 종합예술 영화인을 꿈꿨던 무도인은 제자들과 지인, 동료 무도인의 추모 속에 지난 7일 남원의료원에서 발인 한 뒤 남원 승화원에 안장됐다.

고인의 형 석봉 씨는 “과묵한 성격에 묵묵히 한평생 무도를 걸은 마지막까지 자신이 가진 재능을 주위에 나눠준 진정한 무도인이자 존경하는 동생이었다”고 추모했다.

벡세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