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제2잼버리 사태 되나" 시작부터 난항 겪는 충청권U대회

2023.09.07 09:51:12

개·폐회식 예정된 '대전시 서남부스포츠타운' '세종시 종합체육시설' 건립 삐거덕
중투심 고배 및 정부예산안 반영 실패로 대회 전 완공 불가능 예측, 대안도 미지수
대회 4년도 채 남지 않아 정치권도 우려 "국회 차원의 각별한 관심 필요" 촉구 나서

신수도권 시대를 맞아 충청권이 함께하는 첫 대규모 국제대회인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하계U-대회) 준비가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주요 행사 장소로 계획된 시설이 행정절차 미비로 차질을 빚으며, 국제적 망신을 샀던 '제2잼버리 사태'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6일 대전시와 세종시 등에 따르면 하계U-대회 개·폐회식 장소로 예정된 '대전 서남부스포츠타운'과 '세종 종합체육시설' 건립이 착공에 필요한 핵심 관문을 제때 넘지 못해 일정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폐회식 장소인 세종 종합체육시설 건립 문제가 심각하다. 당초 내년부터 건립 로드맵을 밟아간다는 계획이었으나, 아직까지 기획재정부 타당성 재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2024년 정부예산안 반영에 실패했다.

이대로면 설계공모와 건립 등을 거쳐 적기 완공이 사실상 쉽지 않다는 지적이 체육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하계U-대회 공동 유치를 계기로 정부의 관심도를 끌어올린다는 계획도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세종 종합체육시설은 대평동 일원 18만4728㎡ 부지에 주경기장(2만석), 실내체육관(4000석), 실내수영장(3000석) 등으로 계획돼 있다. 사업비는 토지매입비 1864억원, 공사비 2619억원 등 모두 4483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반영된 금액은 올해 예산안 2억원(설계비)이 전부다. 이마저도 절차가 마무리되지 못해 한 푼도 사용하지 못했다. 내년 정부예산안 반영에 실패할 경우 대안이 없다는 점이 더욱 문제다.

대전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개막식이 열릴 대전 '서남부종합스포츠타운'이 최근 정부 심사에서 고배를 마시며 준비에 비상이 걸렸다. 2단계 체육시설 건립 사업이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 결과 '재검토' 의견을 받으면서 착공에 필요한 관문을 넘지 못했다. 사업부지 내 개발제한구역(GB)이 먼저 해제돼야 한다는 이유였다. 행안부는 지난해 지방재정투자심사에서 조건부로 GB 해제를 제시한 바 있다.

현재로선 GB 해제 핵심 관문인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가 내달 예정대로 진행되길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때 준공이 어려울 경우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개막식을 치르는 방안 등 플랜B를 준비하고 있다는 게 대전시측 설명이다.

대회 준비에 필요한 핵심시설들이 차질을 빚으면서 충청 하계U-대회가 '제2의 잼버리사태'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대한체육회와 충청권 4개 시·도간 내부 갈등으로 대회조직위원회 출범이 예상보다 늦어진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더 큰 정부 관심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정치권에서도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세종시의회는 이날 오전 시의회 1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차원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대회 준비기간이 4년도 채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상황이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의원들은 "무엇보다 중요한 사안은 선수촌과 경기장 등 대회 기반시설의 적기 조성"이라며 "대회 준비 총 예산 5812억원 중 국비 1744억원이 내년 정부 예산에 반영됐으나 넉넉치 못한 재원이다. 예산 감액이 있어선 안된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대학경기대회는 지방소멸 해법을 찾는 실마리이자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초석이 될 것"이라며 "범정부, 나아가 여·야 구분 없는 국회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순열 의장은 이날 국회를 방문해 정부 차원의 관심도 요청했다.

한편, 2027 하계U-대회는 2027년 8월 1일부터 12일간 충청권 4개 시도 일원에서 150개국 1만5000명의 선수단·임원·언론매체가 참여하는 대규모 국제 스포츠 행사다.

곽우석기자 wooskw@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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