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지방시대를 맞이해 기초자치단체 부활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 지사는 지난 24일 도청 집무실에서 대통령실 출입 지역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제주도에 집중된 행정업무의 비효율성을 해소하고 풀뿌리 주민자치를 실현하기 위해 기초자치단체와 기초의회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4660개의 중앙행정 권한을 이양 받으면서 제왕적 권한의 도지사 체제가 고착화돼 국가 균형발전을 목표로 둔 지방분권시대의 취지에 맞지 않는 것 같다”며 “강원·전북·경기북부 특별자치도 출범과 맞물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들 지역과 경쟁할 게 아니라 서로 연대해 제주에 기초자치단체를 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제왕적 권한을 내려놓는 이유를 묻자, 오 지사는 “지역현안에 대해 마을 이장들이 시장에게 전화하지 않고, 지사에게 전화를 하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주민자치를 구현할 책임행정의 주체는 ‘시장’이라고 언급했다.
오 지사는 “과거 도민체전에 참가한 4개 시·군은 꼴등을 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했다. 그만큼 공무원들이 열심히 일을 하며 내부적으로 경쟁을 했다”며 “그런데 특별자치도가 된 후 매년 3%대의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제주계정으로 실링 예산이 지원되면서 국비 확보나 중앙부처 설득을 위해 공무원들이 일을 하려는 분위기가 사라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오 지사는 “20대 국회의원이었던 지난해 3월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위한 제주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매듭을 짓지 못했다”며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성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간담회에서 오 지사는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오는 5월 말 개최될 제주포럼에 부산엑스포 홍보 부스를 마련하는 등 제주도 차원에서 응원 캠페인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신 2025년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에이펙(APEC) 정상회의가 제주에 유치될 수 있도록 부산에서 협조해 달라며 ‘윈-윈(Win-Win) 전략’을 제안했다.
오 지사는 하와이 관광헬기를 예를 들며 하늘을 나는 자동차인 ‘도심항공교통(UAM)’을 2025년까지 제주에 도입하겠다고 공언했다.
오 지사는 한국공항공사·한화시스템·SK텔레콤 등으로 구성된 ‘K-UAM 드림팀’을 소개하며, 전국 최초로 4~5인승 에어택시를 도입, 관광산업에 우선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오 지사는 “제주는 다른 지방과 달리 군(軍) 관할 공역이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 하늘 관광에 대한 수요는 높아서 도심항공교통 상용화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