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7월 한여름 무더위·장맛비 피해 문화 감수성 채워볼까

  • 등록 2024.07.10 10:4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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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한여름은 무더위와 장맛비를 피해 시원하고 쾌적한 실내에서 문화 감수성을 채우기 좋은 시간이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퓨전국악과 현대미술의 최전선인 행위예술, 판소리 명창들의 담백한 멋을 엿보는 중고제,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 세 가지 현악기 연주가 어우러지는 앙상블, 모차르트와 베토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리사이틀까지 충청권 곳곳에서 열리는 다채로운 문화예술 전시·공연을 소개한다.

 

 

◇국가유산청 '굿Good 보러 가자'

국가유산청은 11일 오후 7시 30분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굿Good 보러 가자' 20주년 특별공연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지난 2004년 처음으로 선보인 뒤 올해로 20년을 맞는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퓨전국악으로 국가무형유산 보유자는 물론 대중적으로 유명한 국악인이 총출동한다. 우선 판소리 국가무형유산인 김일구·김영자 명창 부부가 춘향전의 '나무꾼막'을 선보인 뒤 무형유산 단체인 고성오광대보존회가 '덧배기춤'과 '풍악광대놀이'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또 국가유산진흥원예술단의 부채춤과 연희공방 음마깽깽의 전통인형극도 무대 위를 풍성하게 꾸린다. 이 밖에 대중적으로 높은 인기를 구사하는 가수 송가인과 국악인 김준수도 무대 위로 오른다. 피리밴드 저클의 관악 공연도 함께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국가유산진흥원 누리집을 통해 1명당 2매까지 선착순으로 예매할 수 있다.

 

 

◇플로트 '대전 퍼포먼스 아트 페스티벌: 디파프'

예술가 네트워크 플랫폼인 플로트가 12-14일 대전 어나더동양장(중구 문창로 69번길 17)에서 '대전 퍼포먼스 아트 페스티벌: 디파프'의 막을 올린다. 디파프는 지역 예술가들의 다양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현대미술의 최전선을 구축한다. 특히 행위예술 등 실험예술을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대전에서 새로운 탐미적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장에선 강혜림·김채원·양태훈·허은선 작가와 '행' 팀의 행위예술을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다. 또 문재선, 심혜정, 토마쉬 쉬라마(핀란드), 사라 코우델(뉴질랜드), 차이 쉰 잉(대만), 보리스 댐블리(벨기에)의 영상과 사진 등도 전시된다. 디파프의 기획을 맡은 허은선 작가는 "디파프는 예술가들의 실험적인 움직임을 통해 대전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자 한다"며 "시민들이 현대미술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중고제판소리진흥원 '중고제살롱'

공주를 중심으로 운신의 폭을 넓힌 한국중고제판소리진흥원이 오는 20일 오후 3시 공주문예회관 소공연장에서 '중고제살롱'을 연다. 중고제는 동편제와 서편제보다 앞서 충청지역을 기반으로 널리 불리운 옛날식 판소리다. 현존하는 판소리 가운데 가장 오래된 소릿제로 감정을 절제하는 충청의 어법과 정서를 만나볼 수 있다. 무대에는 적벽가의 유일한 계승자인 박성환 명창을 비롯해 정진성, 양수아, 박예정 등 젊은 소리꾼이 출연한다. 북 장단은 서용석 고수가 맡는다. 이들은 고제 사랑가와 백발가, 동편제 춘향가와 서편제 심청가 등을 나란히 들려줄 예정이다. 공연장 로비에 충청 중고제 판소리를 사진과 그림 등으로 소개하는 작은 전시회도 함께 꾸려진다. 관람료는 전석 5000원이다. 공주문예회관 누리집과 플레이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디 에클렛 콰르텟 '현으로 울리는 하나의 앙상블'

대전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디 에클렛 콰르텟의 '현으로 울리는 하나의 앙상블'도 충청도민들의 귀를 즐겁게 해줄 전망이다. 오는 28일 오후 5시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작은마당에서 2부로 구성된 이 공연은 전수빈·최한나 바이올린, 박미영 비올라, 권현진 첼로의 연주로 가득 채워진다. 1부의 연주곡은 스메타나의 현악 4중주 제1번 마단조다. 이 곡은 스메타나가 질병으로 인해 청각을 상실한 후 자신의 생애를 돌아보며 느낀 감정을 깊고 솔직하게 담아냈다. 이어지는 2부에선 차이콥스키의 현악 4중주 제2번 바장조 Op.22가 준비돼 있다. 총 4악장으로 구성된 이 곡은 차이콥스키가 생전 자신의 작품 중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한 곡이다. 이번 공연은 전석 2만 원으로 초등학생 이상 입장이 가능하다. 대전예술의전당 누리집에서 예매하면 된다.

 

 

 ◇장원 피아노 리사이틀 'Der Ernst'

피아니스트 장원의 독주회가 오는 28일 오후 5시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펼쳐진다. 이번 공연에선 모차르트와 베토벤, 라흐마니노프의 곡들이 섬세한 손끝에서 건져 올려질 전망이다. 무대의 시작은 모차르트의 소나타 제12번 바장조다.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가운데 규모가 크고 중후하며 피날레가 자유롭고 환상적이다. 그 다음은 베토벤의 소나타 제14번 '월광'이다. 월광은 베토벤 소나타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곡으로 고전주의 소나타에서 벗어나 낭만주의적 표현에 접근해 있다. 악장이 진행될 때마다 속도가 빨라지는 서파급의 3단 구성을 보인다. 마지막은 라흐마니노프의 대표작 소나타 작품36 제2번이다. 기술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난도가 높은 이 곡을 통해 장원의 심도 있는 예술세계를 엿볼 수 있다. 공연은 전석 5만 원, 초등학생부터 입장 가능하다.

김민 기자 kimmin@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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