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스타의 생일 날 팬덤끼리 모여 파티를 즐기는 ‘생카’(생일 카페) 전용 공유카페가 문화중심도시 광주에도 들어섰다.
그동안 팬들이 파티룸을 대관해 ‘생카’ 행사를 즐기는 경우는 더러 있었지만, 지역에 팬들을 위한 전용 공간이 마련된 것은 처음이다.
최근 동구 충장로우체국 맞은 편에 들어선 ‘Between Star and me K-pop 공유카페’(이하 공유 카페)는 최고 인기를 구가하는 뉴진스, BTS 등 한류스타들의 ‘생카 행사’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는 19일 공식 오픈을 앞둔 공유 카페는 ‘광주충장상권 활성화사업’(추진단장 고태훈)의 하나로 조성됐으며, 8월까지 시범운영 후 무료개방 여부가 결정된다. 2·3층 복층 공간은 각각 30여 평으로 구성됐으며 2층은 카페, 3층은 생카 파티를 위한 대관 용도로 활용될 예정이다.
광주시는 문화전당 주변 ‘체류형 도심관광 활성화’를 위해 광주 출신 케이팝 스타를 테마로 충장로 옛 학생회관 뒷골목과 금남로4가역 주변에 총 사업비 37억 원을 투입, K-POP 스타의 거리 등을 조성해 왔다. 공유카페도 이 거리 일원에 자리잡고 있다.
공유카페 오픈을 계기로 침체한 충장로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젊은이들을 끌어모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10~11일 오픈을 앞두고 미리 둘러본 공유카페의 첫인상은 소녀적 감성 이미지로 가득했다. 특히 3층은 전체가 ‘핑크 톤’으로 장식돼 있어 동화의 나라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공유카페에서는 19~22일까지 4일에 걸쳐 뉴진스(Newjeans) 데뷔 2주년을 기념하는 파티가 예정돼 있다. 뉴진스 상징인 토끼 시그니처와 뉴진스 팬클럽인 ‘버니즈’를 대표하는 핑크·화이트 컬러 등으로 꾸며져 있다.
오는 8월에는 보이그룹 ‘NCT’ 관련 행사도 치러진다. 이들 그룹을 상징하는 컬러, 테마에 맞게 공간이 블랙&화이트로 재구성되면 지금과는 다른 느낌으로 변모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식 행사가 없는 날에는 ‘홈마’(팬클럽 홈페이지 마스터)들이 여는 ‘스타 사진전’도 볼 수 있다.
2층 공간은 뉴진스나 BTS 외에도 다른 스타들의 이모저모를 볼 수 있는 사진물들이 배치돼 있다. 포토카드나 엽서는 물론 브로마이드와 앨범 커버, 잡지 스틸컷 등도 볼 수 있어 ‘작은 전시관’을 떠올리게 했다.
로비 한켠의 ‘생카 아이돌 행사’를 추천받는 방명록에는 간단한 축하 인사를 적을 수 있다. 한 방문자는 “아이유 생카 나도 가고 싶다~광주 유애나(아이유 팬클럽) 모두 모여!”라는 코멘트를 남겼으며 ‘에스파’, ‘세븐틴’, ‘아이브’ 등을 적은 문구도 있었다.
파티룸 3층은 빔프로젝터로 숏폼 영상 등을 상영할 수 있게 구성돼 있다. 주변에는 셀프 비디오 존도 있으며, 무료 운영하는 ‘스타 네컷 프레임 사진’ 기계는 MZ세대의 이목을 끌었다.
고태훈 충장상권 활성화추진단장은 “생카 공간이 바로 앞에 위치한 ‘K-POP스타의 거리’, ‘청소년삶디자인센터’와 연계해 광주 팬덤문화의 주축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생카’는 광주에서 다소 생소한 팬덤 문화지만, 수도권에서는 이미 대세로 굳어진 아이돌 문화다. ‘최애 스타’ 탄생일에 맞춰 팬클럽 회원이 공간을 빌려 굿즈와 소품으로 내부를 꾸미고 자축파티를 연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는 이같은 현상과 맞물려 저서 ‘트렌드 코리아 2024’에서 ‘디토(Ditto) 소비’ 현상을 설명한 바 있다. ‘MZ세대가 플랫폼이나 커뮤니티 등이 구성해준 소비 양상을 따라가는 경향’은 앞으로도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생카’에도 일정 부분 디토 소비적 요인이 반영돼 있는데, 공교롭게도 뉴진스의 히트곡 명칭 또한 ‘디토(Ditto)’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공유 카페는 향후 광주관광공사와 연계해 뉴진스 신규 앨범과 ‘빙키봉’(응원봉), ‘필름 카메라’ 등을 팬들과 나눌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