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 3중 소외 속 전북, 이번에도 대선판의 '그림자'로 남나

  • 등록 2025.04.28 10: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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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주자들, 충청권엔 공공기관 이전·수도 완성 약속…전북엔 기존 사업 재확인 그쳐
전북, 민주당 몰표 지역임에도 선거 전략상 ‘확정표’로 분류돼 관심 후순위
호남에서도 광주,전남에 밀린 서자 취급...지역 정치권 "이번 대선서 분명한 목소리 내야"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마무리된 가운데, 이번 경선 주자들이 충청권에는 행정수도 완성과 공공기관 이전 등 굵직한 공약을 쏟아낸 반면 전북에는 기존 사업 재확인 수준에 머물며 '3중 소외'를 방치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들이 중도층 승부처이자 각종 선거에서 '캐스팅보터' 지역으로 부상한 충청권에 집중하는 사이, 변함없는 지지세를 유지해온 전북은 전략적 관심에서 번번이 후순위로 밀려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경선이 본격화하면서 충청권을 둘러싼 '퍼주기 경쟁'은 뜨거워졌지만 전북은 이번에도 뒷전으로 밀려나는 구도가 굳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호남권 경선을 앞두고 민주당 주자들이 잇따라 전북을 찾았지만 기존 재생에너지 사업을 나열하는 수준을 넘지 못했고 공공기관 추가 이전이나 신산업 육성 같은 전략적 약속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실제 이재명 후보는 충청권 공약으로 세종을 행정수도로 완성하겠다며 국회 세종의사당, 대통령 세종 집무실 건립을 약속했고 대덕특구를 글로벌 과학기술 혁신클러스터로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연 후보 역시 대법원과 대검찰청까지 세종으로 이전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으며 첨단산업벨트와 초광역 교통망 구축 등 세밀한 지역 맞춤형 공약을 제시했다.

 

전북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24일 김제 새만금33센터를 찾아 재생에너지 산업을 국가 생존 전략으로 강조했지만 이는 이미 수년간 전북이 추진해온 사업의 재확인에 그쳤다.

 

이날 민감한 지역 현안인 공공의대 설립, 공공기관 추가 이전 등에 대한 질문에도 이 후보는 "오늘은 에너지 중심 현장을 보고 듣는 자리"라며 답변을 피했다.

 

김동연 후보도 전북을 겨냥한 독자적 산업 비전 제시는 없었고 김경수 후보는 “올림픽 유치를 돕겠다”는 원론적 발언 외에 별다른 지역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

 

이 같은 전북 소외 현상은 선거 전략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수도권과 중도층 공략이 대선 승패를 가를 승부처로 부각되면서 충청권은 전방위 공략 대상이 됐지만, 전북은 민주당에 대한 안정적 지지 기반으로 분류돼 상대적 무시 전략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같은 호남 내부에서도 광주·전남과 전북 간의 불균형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광주·전남은 AI, 미래차, 에너지 등 신성장 산업 공약을 다수 챙긴 반면, 전북은 새로 유치한 국가사업 하나 없이 재생에너지 사업 반복에 머무르고 있다. 심지어 최근 추진 중인 호남권 메가시티 구상마저 광주·전남 중심으로 설계돼 전북은 부속지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전북특별자치도와 지역 정치권은 민주당 경선이 끝난 뒤 본선 과정에서라도 실질적 공공기관 추가 이전, 전북형 미래 신산업 기반 구축을 위한 구체적 공약 마련을 강하게 요구할 방침이다.

 

전주지역을 지역구로 둔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전북은 그동안 민주당에 절대적 지지를 보내온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역에 비해 유독 배제돼 왔다"며 "이번 대선에서도 이러한 양상이 반복되고 있는 만큼 전라도의 중심이었던 전북이 정치적 존재감을 되찾기 위해 본선에서라도 지역사회가 분명하고 단호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서기자 imhendsom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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