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보)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 넘어…예술로 하나 되는 순간

  • 등록 2025.04.17 09:5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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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온 솔로이스츠 정기연주회
‘Melody of Bliss: 기쁨의 노래’
20일 장애인의 날 서울 예술의전당
장애·비장애 음악가 22명 어우러져
베토벤·차이코프스키 등 명곡 연주
HS효성 협찬…“긍정 에너지 선사”

보이지 않지만 연주할 수 있고, 들리지 않지만 춤을 출 수 있다.

 

제45회 장애인의날(4월 20일)을 맞아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넘어 음악으로 함께하는 기쁨의 무대가 펼쳐진다.

 

가온 솔로이스츠는 오는 20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제5회 정기연주회 ‘Melody of Bliss: 기쁨의 노래’를 선보인다. 공연은 HS효성의 협찬으로 이뤄졌다.

 

가온 솔로이스츠는 장애·비장애 음악가가 함께하는 실내악 연주단체로, 지난 2021년 창단 이후 음악감독인 비올리스트 김유영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을 선보이며, 단순한 장애·비장애 통합 연주 단체가 아닌 음악적으로도 뛰어난 성취를 일궈내고 있다.

이번 공연은 ‘기쁨의 노래’라는 주제처럼 따사로운 봄과 함께하는 즐겁고 여유로운 무대로 채워질 예정이다. 장애 연주자 15명과 비장애 연주자 7명이 어우러져 코렐리, 베토벤, 드보르작, 차이코프스키의 익숙한 명곡들을 선사한다. 피아니스트이자 즉흥연주자 김기경의 편곡이 더해져 가온만의 경쾌하고 독특한 매력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코렐리의 ‘라 폴리아(La Folia)’와 바흐의 ‘샤콘(Chaconne)’으로 무대의 서막을 연다. 화려하고 격정적인 바이올린의 선율은 고통을 뚫고 솟아오르는 생의 에너지를 표현하는 듯 하다. 시각장애인 최초로 미국 맨해튼 음대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선이 제1 바이올리니스트를 맡아 연주를 이끈다.
 

 

이어 어린 시절 시력을 잃었지만 뛰어난 재능으로 예술적 업적을 남긴 작곡가 파라디의 ‘시실리안느(Sicilienne)’가 펼쳐진다. 잔잔하면서도 부드러운 리듬은 관객들에게 평화와 힐링의 시간을 선사한다.

드보르작의 ‘바가텔 작품번호 47번’과 아렌스키 ‘피아노 3중주 1번 Op.32’, 그리그의 페르퀸트 모음곡 중 ‘아침의 기분(Morning Mood)’ 등도 레퍼토리에 있다.

특히 청각장애인 발레리나 고아라와 함께하는 무대가 마련돼 색다른 감동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고아라는 윌리엄 볼컴의 ‘우아한 유령(Graceful Ghost Rag)’,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모음곡 중 ‘설탕 요정의 춤(Dance of the Sugar-Plum Fairy)’ 연주에 맞춰 우아하고 정교한 춤사위를 그려낸다.

가온과 고아라의 콜라보가 어떻게 합을 이루는지 지켜보는 것도 관객들에게는 즐거운 감상 포인트가 될 것 같다.

피날레는 베토벤 교향곡 9번 ‘환희의 송가(Ode to Joy)’. 이번 공연의 주제인 ‘기쁨의 노래’의 모티브가 된 이 곡은 독일의 시인 프리드리히 실러의 시에 베토벤이 곡을 붙인 것으로 평등과 자유, 연대의 정신을 담았다.

강자연 가온 솔로이스츠 대표는 “베토벤에게 청각 장애가 있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모두 그를 장애인이기보다 한 명의 음악가로 기억한다”며 “우리 가온이 추구하는 목표가 바로 그런 것이라는 점에서 ‘환희의 송가’를 중심으로 공연을 구성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연주를 본 관객들이 눈물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가 장애와 함께하는 것은 대단한 역경이나 고통이 아닌 평범한 일상이다”며 “관객들이 이번 공연을 통해 웃고 기뻐하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어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석 2만원, 예술의전당·인터파크 예매.

장혜원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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