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삼성이 29일 김진태 강원도지사를 면담(본보 지난 27일·29일자 1면보도)하고 원주 반도체교육센터 협력 및 지원, 홍천 삼성메디슨 공장의 투자확대 등을 약속했으나 ‘알맹이’는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이 강원도에 먼저 미팅을 요청했음에도 김진태 강원도정의 주요 공약인 삼성 반도체공장 유치를 비롯해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 투자계획이 없었기 때문이다.
박승희 삼성전자 CR부문 사장과 최승훈 부사장, 지형근 삼성물산 부사장은 이날 도청을 방문, 통상상담실에서 김진태 지사와 원강수 원주시장, 정광열 경제부지사, 윤인재 산업국장 등과 면담했다.
김진태 지사는 이날 “원주는 용인 삼성 반도체 클러스터 예정지와 거리가 가깝고 편리한 교통 및 접근성, 풍부한 기반시설, 정주여건 및 인력확보 등에 경쟁력이 있다” 며 원주가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 확장의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또 원주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부지 및 기반시설 공급, 인력양성 계획,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테스트베드 구축, 반도체 교육센터 사업 계획 등을 삼성측에 설명하고 투자를 요청했다.
이에 삼성 측은 반도체 산업단지로서 원주의 우수한 입지여건에 공감하고 반도체 교육센터 설립·운영과 연계한 장비 지원, 교육 과정 공동운영 및 취업 지원 등 다양한 형태의 협업사업을 함께 추진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삼성은 이와함께 홍천의 삼성 자회사인 삼성메디슨 초음파 공장 인프라 개선 및 공장 효율화를 위한 투자도 지속 추진하겠다고 강원도에 전달했다. 스마트공장, 드림클래스, 스마트 스쿨, 주니어 SW 아카데미 등 삼성이 직접 운영중인 각종 사회공헌 사업도 강원지역으로 확대해 첨단산업 유치를 위한 저변 확대에도 공동 협력하기로 했다.
그러나 강원도가 의지를 보이고 있는 반도체 클러스터 생산시설과 기업 유치 등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없었다. 또 삼성이 지난 27일 울산, 대구, 광주 3개 과학기술원과 반도체 계약학과를 신설하기로 협약하는 등 최근 ‘비수도권 달래기’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날 강원도 방문 역시 다소 ‘의례적’인 자리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역시 강원도와의 면담에서 “기업이 미리 강원도에 와 있으면(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원주권 확장이)수월할 것 같다”고 조언한 바 있다. 결국 조속히 원주 반도체 클러스터의 기반을 갖추고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광열 경제부지사는 “삼성은 여건이 갖춰진다면 언제든지 오겠다는 입장이다. (여건 조성을 위해) 같이 인재를 양성하자고 의견을 나눴다”며 “반도체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산업이기 때문에 강원도가 아직 준비가 잘 안된 상황에서 무조건 (기업이)오겠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여건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충분히 같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