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핵 정국으로 제주4·3희생자들의 가족관계 회복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제주4·3사건 당시 사실과 다른 가족관계로 국가 보상금을 받지 못한 유족들을 위해 지난해 9월 1일부터 ▲입양신고 ▲혼인신고 ▲인지청구 특례를 시행 중이다.
그런데 뒤틀린 가족관계를 최종 심의해 정정해 줄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이하 4·3위원회) 전체회의가 탄핵 정국으로 언제 열리지 감감 무소식이다.
4·3위원회 당연직 위원은 국무총리(위원장)와 기획재정부장관, 법무부장관, 국방부장관, 행정안전부장관, 보건복지부장관, 법제처장, 제주도지사 등 8명에 민간위원 17명을 포함, 모두 25명으로 구성됐다.
그런데 탄핵 정국으로 국무총리는 직무가 정지됐고, 법무부장관은 탄핵 소추됐으며, 행안부와 국방부장관은 사직 처리되면서 정부 위원 4명이 공석이다.
4·3위원회는 지난해 1월(33차), 8월(34차), 11월(35차) 3차례 전체회의가 열렸고, 4·3희생자와 유족을 추가 결정했다.
전체회의는 위원장인 국무총리의 소집 요구에 따라 재적위원(25명) 과반수가 출석해야 개의할 수 있지만, 정부 위원들의 공석으로 회의가 언제 열릴지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국무총리실과 의논해 상반기 중에는 전체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법령이나 운영세칙은 명확한 규정이 없어서 비슷한 사례에 대한 업무 지침을 참고해 이런 상황에 준해서 회의 진행이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민간 위원 17명 중 대다수는 오는 7월 임기가 종료된다. 신임 민간 위원을 제 때 선출하지 못하면 국가보상금을 지급 결정하는 보상심의분과위원회 등 소위원회 구성도 차질을 빚게 됐다.
제주도 관계자는 “정부 위원은 공석이고, 민간 위원은 오는 7월 교체되는데 탄핵 정국이 장기화되면 4·3위원회 구성은 물론 운영마저 정상화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지난해 9월부터 4·3희생자의 가족관계 정상화를 위해 개정된 4·3특별법에 따라 특례를 시행 중이다.
입양신고 특례는 사망 또는 행방불명된 양부모의 호주 승계를 위해 입양된 사후양자도 유족의 지위를 인정해 주는 것이다.
또한 사실혼의 배우자가 혼인신고를 하지 못해 유족으로 인정을 받지 못한 경우 혼인신고 특례가 적용된다.
인지(認知)청구란 자녀가 부모를 상대로 사실상 친생자임을 인정받는 절차다.
친자로 인정을 받으려면 희생자의 제적등본, 가족관계증명서, 기본증명서, 혼인관계증명서 등을 제출해야 하며, 친자관계를 소명할 수 있는 증빙자료도 제출해야 한다. 자료를 제출하기 어려운 경우 사실상 친자 관계를 확인해 줄 수 있는 2명의 보증서를 제출해야 한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4·3위원회가 결정한 4·3희생자는 1만4935명, 유족은 12만159명이다.
현재까지 국가 보상금은 희생자 기준 1만310명이 신청했고, 5604명의 희생자에 대한 청구권자 5만9094명에게 총 4338억원이 지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