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경기 불황 지속으로 상가 임대료 낮춰도 찾는 세입자 없어”

  • 등록 2024.07.12 11:3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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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찾은 원주 혁신도시 빌딩 상가는 불이 꺼진 채 유리창에 ‘임대’라는 안내문만 덩그라니 붙어있었다. 빌딩에는 1층 식당을 비롯해 커피숍 등이 운영 중이었지만 수두룩한 빈 상가들로 인해 을씨년스럽기만 했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올 1분기 원주혁신도시 집합상가 공실률은 23.2%로, 지난해에 1분기(18.4%)에 비해 4.8%포인트나 증가했다.

 

이날 오전 방문한 춘천의 육림고개에는 골목길 사이로 마주하고 있는 10곳의 점포 중 8곳이 비어 있었다. 육림고개를 지나기 전 임대 공고가 붙은 점포 2곳 중 1곳은 상대적으로 싼 임대료를 내세워 올 1월부터 세입자를 찾고 있지만 5개월째 비어있는 상태다.

 

춘천 명동 브라운5번가의 한 상가 건물은 1층 5곳 점포 중 4곳이 공실이었다. 사람들 발길이 잦은 온의동 상가 건물 1곳도 1층의 점포 4곳 중 2곳에 임대 공고 안내문이 걸려있었다.

 

강원지역 상가 투자 수익률이 증가하고 임대료는 낮아졌지만 빈 점포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고금리 등 경기 불황의 장기화로 창업·소비가 얼어붙은 탓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원지역 중대형상가 올 1분기 투자수익률은 1.07%로 지난해 동분기보다 0.26% 늘었다. 소규모 상가의 투자수익률도 전년보다 0.2%증가한 1.03%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상업용 부동산의 투자수익률이 일부 개선되고 임대료마저 낮아지고 있지만 강원지역 공실률은 증가했다. 한국부동산원의 분기별 강원지역 공실률을 살펴보면 올 1분기 도내 중대형상가 공실률은 15.4%에 달한다. 소규모상가 공실률도 전년대비 2%가량 오른 9.2%를 기록해 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실제 이날 원주중앙시장에는 영업을 포기한 채 문이 굳게 닫힌 매장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곳에는 2017년부터 상권 활성화를 위한 청년몰이 문을 열었으나, 일부를 제외하고는 이미 손님의 발걸음이 끊긴지 오래다. 원주 내 최대 도심지인 단계동 먹자골목에도 빈 점포는 속출하고 있다.

 

춘천의 경우도 명동의 한 상가 점포는 최근 임대료 1,000만원을 800만원으로 낮췄지만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강릉 교동 일대 한 상가 점포도 임대료를 3.3㎡(평)당 15만원에서 7만원으로 50%가량 내렸지만 1년째 공실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춘천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워져 최근 상가 임대 문의가 거의 없다”며 “임대인들이 임대료를 20~30%가량 낮춰도 별 효과가 없다”고 설명했다.

 

홍예정·김인규 기자 hyj27@kwnews.co.kr, kimingyu1220@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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