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심에서 진행된 도로 공사 현장에서 토사 붕괴 사고가 발생한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 공사와 관련해 부산시가 늑장 대응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에 나섰다. 부산시는 안전사고 발생 시 시민들에게 즉각 공개하는 내용의 사고 조치 매뉴얼을 만드는 한편 내부 감사를 통해 대응이 늦어진 점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3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 토사유출 대응’ 언론 브리핑을 열고 지난달 25일 발생한 토사 붕괴 사고가 시민들에게 늦게 알려진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을 주재한 안병윤 행정부시장은 “좋은 소식으로 찾아뵀어야 하지만 송구스러운 말씀을 드리게됐다”면서 “토사유출 사고 관련 사항에 대해 공개가 늦어진 점에 대해 부산시민께 사과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안 부시장은 토사 붕괴 사고가 늦게 공개된 점에 대해 시민 안전을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하는 상황인지 판단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됐다고 해명했다. 붕괴 사고 이후 발생 규모 확인, 전문가 자문을 통한 상황 분석 등 안전조치에 시간이 걸렸다는 게 안 부시장의 설명이다.
부산시는 이번 사고에서 적용할 수 있는 안전·재난 매뉴얼이 없다는 지적에 대한 대책도 내놨다. 안 부시장은 “앞으로는 경미한 경우를 제외하고 사고 발생 시 즉각 공사를 중지하고 관련 기관과 정보를 공유해 시민들이 정확한 사실을 알 수 있도록 사고 후 조치 매뉴얼을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또 부산시는 내부 감사를 통해 사고 보고가 늦어진 점에 대해 조사하기로 했다.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건설본부 등 관련 부서를 대상으로 사고 발생 이후 대응이 적절했는지 검토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계측기 추가 설치 등을 통해 안전대책도 보강하기로 했다. 사고 구간 대심도 공사를 맡고 있는 롯데건설과 협의해 정밀안전진단 등의 조치를 이행한다. 대심도 터널과 부산도시철도 3호선 사이의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추가 계측시설도 설치하기로 했다.
안 부시장은 “이번 대심도 붕락 사고를 계기로 아직도 안전에 대한 미흡한 부분이 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면서 “체계적인 보완 작업을 통해 대심도 공사뿐만 아니라 부산시가 진행하는 공공사업 전반에서 안전이 최우선이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부산 동래구 온천동에서 진행 중인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 공사 과정에서 750㎥ 규모의 토사가 무너져 내리는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부산시는 사고 발생 나흘째인 지난달 28일 오후에야 사고 발생 사실을 공개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