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항파두리 항몽 유적 외성 ‘동문지(東門址, 동문이 있던 자리)’의 실체가 더욱 명확해졌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3일 제주시 애월읍 발굴조사 현장(고성리 655-3번지)에서 제7차 발굴조사에 따른 학술자문회의를 개최하고 지난해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동문지의 동측 문확석(문을 고정시키는 돌)에 대응하는 서측 문확석을 비롯한 보도시설을 추가 발굴했다고 밝혔다.
7차 발굴조사는 2021년 6차 발굴조사 시 확인된 문확석 1매를 매개로 위치상 동문지가 서쪽으로 연장될 것이라는 가능성을 열어 두고, 동문의 전체 구조양상을 살피기 위해 지난해 복원된 토성 일부에서 시작했다.
조사결과 문확석은 동서 방향으로 총 2매가 배치됐고, 문확석 상부에는 홈을 파서 확쇠(문을 여닫을 때 쓰이는 회전축의 장치)를 고정한 것으로 확인했다.
확쇠 간 추정 거리는 326㎝로, 확쇠에서 남쪽으로 인접한 문설주(문짝을 끼워 달기 위해 문의 양쪽에 세운 기둥) 홈과 문턱도 추가로 확인했다.
세계유산본부는 “문턱은 확쇠와 문설주 홈 사이에 동서 방향으로 얕게 조성한 구조로, 문을 내측으로 여닫는 내개형 구조의 문이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성내 도로망과 연결된 내외측 보도시설에서 청자 두침(頭枕, 베개)을 비롯한 접시, 대접 등 청자류 파편과 함께 철정(鐵釘, 쇠못) 5점 등 유물도 출토됐다.
변덕승 세계유산본부장은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항파두리성 최초로 성문(城門)을 확인하고, 실체를 밝히는 계기가 됐다”며 “향후 항파두리성과 역사적·시기적으로 유사성을 지닌 강화중성에서 확인된 문지와의 비교·분석을 통해 항파두리성의 원형을 구명해 나가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외성 7차 발굴조사는 2022년 문화재청 국고보조사업의 일환으로 국비와 도비 1억3600만원을 투입해 지난 8월부터 올해 말까지 재단법인 제주고고학연구소에 의뢰해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해 6차 발굴조사 구간을 확장해 동문의 형태와 구조를 명확하게 밝혀 향후 외성(토성) 정비와 복원을 연계해 추진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