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방지 헌신적 활약
방호복 입고 온종일 환자 맞이
올해 녹록지 않을 전망이지만
국민들 격려에 악조건서 버텨
왼손바닥에 오른손 주먹을 얹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수어 '덕분에'. 이 수어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료진에게 감사와 격려의 마음을 표현하는 상징처럼 자리를 잡았다. 코로나19와 싸우는 최일선 현장에서 의료진들은 그 누구보다 헌신적인 활약을 펼쳤다.
'2020년 올해의 인천인 대상'을 받은 장수영(37) 인천 한림병원 수간호사도 그 누구보다 먼저 현장으로 달려간 의료진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그는 1차 대유행이 있던 지난해 3월에는 '대구·경북 생활치료센터'를, 2차 대유행이 있던 8월에는 '수도권1 생활치료센터'를, 그리고 12월에는 '인천생활치료센터'를 지켰다.
장수영 수간호사는 현장에 갈 때마다 단 한 명의 환자도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온 신경을 집중했다. 그는 "당황할 겨를조차 없을 정도로 환자가 들이닥쳐 정신이 없는 순간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환자들을 걸어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드리겠다고 다짐하며 버텼다"고 했다.
8월에는 불과 단 이틀 동안 208명의 환자를 받았을 때는 "정말 지옥을 맛봤다"고 했다. 에어컨도, 선풍기도 무용지물인 그늘 한 점 없는 야외에서, 숨도 제대로 못 쉬며 온종일 환자를 맞았다. 레벨D 방호복을 입고 30분만 지나면 속옷까지 다 젖고 습기 때문에 시야조차 좋지 않았지만 전쟁을 치르는 마음으로 꼬박 이틀을 보냈다.
장수영 수간호사는 "손으로 쓴 편지와 쪽지, 진심이 담긴 고마움의 인사를 받을 때마다 기운을 차렸다"면서 "의료진을 위해서라도 지금까지 지켜온 방역 수칙을 앞으로도 잘 지켜 달라. 그러면 곧 이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국가지정 병상을 운영하는 가천대 길병원 박정은(41) 간호사도 "결코 잊을 수 없는 한 해를 보냈다"고 했다.
마스크 품귀가 벌어진 지난해 3월에는 마스크를 재사용하기도 했고, 환자 분류를 위해 설치된 컨테이너박스에서 일하다 보면 겨울에는 손가락이 얼다시피 했고 한여름에는 금세 땀범벅이 됐다. 탈수는 물론 습진과 땀띠는 늘 친구처럼 따라다녔다. 끼니를 거르거나 화장실도 가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지던 대유행의 기세는 최근까지 도무지 꺾일 줄을 모른다. 올해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백신 접종이 마무리되는 순간까지 여전히 국민들은 의료진의 더 많은 피와 땀에 당분간 기대야 하는 처지다.
지난해 온 국민이 손으로 '덕분에'를 외쳤던 것처럼 올해 역시 의료진을 믿고 격려하고 응원하고 있다. 많은 의료진들이 악조건 속에서 버틸 수 있었던 건, 진심이 담긴 감사의 말 한마디였다고 입을 모은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