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 ‘한국의 이소룡’ 꿈꿨던 장태식, 이소룡 곁으로 가다

  • 등록 2020.09.11 14: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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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출신 택견 고수, 투병 끝에 지난 5일 작고
이소룡을 너무 흠모해 이소룡과 같은 철학과 진학
유명세 이후 2005년 영화 '거칠마루' 주연 맡기도
5년 전 귀향해 체육회에서 복싱 등 생활체육 지도

 

‘한국의 이소룡’을 꿈꾸며 영화 주연까지 맡았던 남원 출신 택견 고수 장태식 씨가 투병 끝에 지난 5일 유명을 달리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향년 46세.

고인은 2001년 KBS‘인간극장-고수를 찾아서’에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2005년 영화 ‘거칠마루’에서 주연인 청바지역을 맡아 무도와 연기력을 과시했다. 이 영화는 2005년 전주국제영화제에 선보였다.

뒤늦게 알려진 사실이지만 2001년 그가 인간극장에 출연했을 때부터 그의 무예를 당해낼자가 없었다고 한다. 다만 프로그램 콘셉트가 고수에게 지도받는 형태였기 때문에 그의 실력은 감춰졌다.

당시 인간극장에서 장 씨는 종합격투기 단체 TFC 미들급(-84㎏) 챔피언이 되는 극진공수도 강자 김재영을 상대로 선전하면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유족들에 따르면 고인은 어렸을 때부터 이소룡을 흠모하면서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쿵푸, 태권도 등 다양한 무술을 익히며, 무도의 길에 들어섰다.

고인의 사촌 여동생은 “어렸을 때 오빠 집에 가면 항상 이소룡이 나오는 비디오를 틀어놓고 푹 빠져 있었다”며, “최근까지도 자신이 직접 영화 시나리오를 쓰며 무술영화에 대한 꿈을 잃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인은 워싱턴대학교 철학과를 중퇴한 이소룡처럼 전북대학교 철학과에 진학했다가 군 제대이후 “무술에 전념하겠다”며 학교를 나왔다. 이소룡과 같은 길을 걷기로 한 것이다.
 
2000년 아마추어 복싱 전북 대표 출신이기도 한 고인은 택견과 다른 투기 종목을 접목해 택견 인프라를 넓히려고 노력해왔다. 현역 시절에는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장칼’이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각종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슬하에 2남을 둔 고인은 아이들을 보다 자유롭게 키우고 싶은 생각에 4~5년 전 고향 남원으로 내려왔다. 그는 이곳에서 생활체육지도자 길을 걸으며 후학 양성을 하고 동시에 손등수련과 국궁 등 무예수련을 계속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1년 전 쯤 몸에 이상이 생겨 투병해왔다.

절권도라는 무술을 창시한 이소룡 같은 종합예술 영화인을 꿈꿨던 무도인은 제자들과 지인, 동료 무도인의 추모 속에 지난 7일 남원의료원에서 발인 한 뒤 남원 승화원에 안장됐다.

고인의 형 석봉 씨는 “과묵한 성격에 묵묵히 한평생 무도를 걸은 마지막까지 자신이 가진 재능을 주위에 나눠준 진정한 무도인이자 존경하는 동생이었다”고 추모했다.

벡세종 기자
백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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